4선 노리는 20선거구 허진영, “여론조사 결과 수용 못해”

허 "재검증해야"…도당, 공천관리위 열어 이의 내용 검토

▲ 새누리당 허진영 의원이 16일 제20선거구 공천결과에 강하게 반발하며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제주도의원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하지만 이 이변이 불공정 경선 논란으로 번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탈락한 측에서는 강하게 반발하며 여론조사 왜곡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새누리당 제주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6일 오전 11시에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복수지역 여론조사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결과에 의하면 제20선거구(송산·효돈·영천동)에서 3선 관록의 현역 허진영(51) 의원이 신예 김천문(48) 예비후보와 여론조사 경선을 벌였지만 탈락했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 의원이 공천이 확실시 됐지만 이변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여론조사 결과가 너무 차이가 났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제20선거구 여론조사 경선은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됐다. 여론조사에는 두 개의 여론조사 기관이 참여했다. A여론조사 기관에서는 허진영 52.3%, 김천문 47.7%로 나타났고 B여론조사 기관에서는 허진영 38.47%, 김천문 61.6%로 나타났다. 지역구 주민 500명의 표본을 250명씩 각각 수행한 결과다.

A여론조사 기관은 4.6%p로 허 의원이 앞섰다. 하지만 B여론조사 기관은 23.13%p 차이로 김 예비후보가 앞섰다.

하지만 허 의원은 이 차이가 너무 크다고 주장하면서 여론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허 의원은 경선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즉시 제주도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허진영 죽이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여론조사 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 두 곳의 조사기관 결과가 확연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같은 시점에 여론조사를 한 결과가 기관마다 차이가 크고 오차범위를 훨씬 넘어서 수긍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론조사 서류·원데이터·녹취록 등 일체자료 보전 ▲양 후보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포함한 공정한 여론조사 검증단 구성 ▲문제점 발견 시 여론조사 재실시 등을 요구했다.

그는 특히 “빠른 시일 내에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허진영 죽이기’ 연장선상으로 이해할 것”이라며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탈당불사 의지를 다졌다.

그는 더욱이 “배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이라는 말을 남겨 여운을 남겼다.

허 의원이 이렇게까지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그가 4선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시의원에서 시작한 그의 정치 인생은 이번 4선을 통해 차기 정치판까지 노려볼 수 있다. 그런데 그 꿈이 좌절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여론조사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도당은 이날 도당 공천관리위가 발표한 결과에 대해 이날 12시 운영위원회를 열고 중앙당 최고위원회에 추천키로 의결했다.

중앙당 최고위가 최종 결정하면 20선거구는 후보자가 확정된다. 확정되면 허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경선 탈락자에 대해서는 본선 진출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 의원이 “이의 제기를 빠른 시일 내에 받아들여 재조사해야한다”고 재차 강조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 도당은 조만간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를 열어 허 후보가 신청한 이의 내용을 검토한 뒤 수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 제주도민일보 김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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