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민 선진지 견학 두고 '이견'...대책위 "동네 분란 우려"

 

  ▲ 14일 굳은표정으로 의견을 나누는 김상오 제주시장과 채종국 전 봉개대책위원장.

“매립장 이설 유예기간을 주셔야지요” “시장님 먼저 약속하시죠”
 
14일 오전 10시 제주시장실,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주민대책위원회(이하 봉개대책위)와 김상오 제주시장의 ‘미묘한 기싸움’이 포착됐다.
 
봉개대책위의 방문 요지는 ‘선진지 견학’이다. 봉개동 일부 주민들이 오는 15일 1박2일로 선진지 견학을 요청하면서 반대측 주민들이 이를 ‘유예’해달라며 시장실을 찾은 것.
 
봉개대책위 강승남 부위원장은 “대책위를 통해 견학을 추진했어야 수순이 맞지 않느냐. 주민 분란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김상오 제주시장은 “특정한 배경을 두고 진행하는 사항이 전혀 아니”라면서 “주민들이 선진지 견학을 요청할 때 적정 범위를 해주는 것이 행정의 의무다. 현 단계에서 막을 명분이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항은 봉개동 내부 문제다. 마을 구성원끼리 소통하는게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 14일 김상오 제주시장이 봉개동 주민들에게 이야기하는 모습.
 
이에 채종국 전 대책위원장은 “선진지 견학을 추진하더라도 (입지선정이 끝난) 몇 개월 이후에 이뤄지면 문제가 없을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자 제주시 여찬현 청정환경국장은 “(견학 신청자들이) 날짜도 스스로 결정했는데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채 전 위원장은 “선진지 견학을 가느냐 마느냐로 온 동네가 긴장상태”라면서 “허가되면 동네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이은 문제제기에 김 시장은 “염려하는 뜻은 전달하겠다. 합리적으로 일을 하자. 시장이 로봇이느냐”며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 14일 봉개동 주민대책위 간담회 모습.
 
답변을 들은 채 전 위원장은 “앞으로 매립장과 소각장을 더 세밀히 조사하겠다”고 맞섰고 김 시장은 “제주시 전체가 이용하는 쓰레기매립장인데 예고기간을 주셔야 하지 않느냐. 지혜롭게 협력하자”고 호소했다.
 
김 시장은 “본질적으로 협의체와 관계부서가 미팅하고 예고기간을 두자. 시민들 대상으로 교육과 홍보를 준비해야한다. 행정도 나가서 단속하겠다”고 대책위측을 설득했다.
 
이에 채 전 위원장은 “주민들 선진지 견학을 유예해달라”고 말했고 김 전 시장은 “그 부분은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채 전 위원장 역시 “그렇다면 우리도 생각해보겠다”며 한치의 양보 없이 긴장감 속에서 만남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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