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국가추념일 격상…‘국가 권력 잘못 인정’, ‘전국민 아픔 인식’

▲ 지난 1992년 다랑쉬굴에서 4·3희생자들의 유골이 발견됐다.  4·3특별취재반이 다랑쉬굴을 탐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4·3중앙위원회 양조훈 전 수석위원.

지난 1992년 다랑쉬굴에서 11구의 시신이 발굴됐다.

유골로 확인한 희생자 중에는 아이 1명과 여성 3명이 포함돼 있었다.

당시 4·3특별취재 반장을 맡았던 제주4·3중앙위원회 양조훈 전 수석위원에 따르면 발견된 시신은 4·3의 참화를 피해 숨어 다니던 구좌읍 하도리와 종달리 출신 주민들로, 1948년 11월 18일 희생된 이들이다.

이들은 군경토벌대가 굴 입구에 지핀 불의 연기에 질식해 참혹하게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영문도 모른 채 죽음을 맞이했을 이들은 44년이 지난 뒤에야 세상 빛을 다시 봤다.

그리고 다시 22년이란 시간이 흐른 2014년 4월 3일. 4·3위령제가 국가추념일로 격상되면서 제주도민 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이들의 넋을 기리게 됐다.

4·3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해 온 양조훈 전 수석위원은 “이제 4·3 아픔은 제주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국민이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그는 또 “국가권력에 의해 무고하게 희생된 사람들에 대한 위로와 추모를 전국민이 기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이념적 누명에 시달렸던 유족들에게 국가 권력이 지난날 잘못을 인정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 전 수석위원은 “어둠 속에 덮여졌던 4·3의 진실을 규명하는 과정 자체가 또 하나의 역사가 됐다”며 “앞으로 전국민이 4·3의 아픔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민일보 안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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