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의 기쁨이 그들의 행복

강희재씨
중학교 때부터 키워온 택시의 꿈
꾸준한 체력관리 27년 한결같이
곳곳 누비다보면 아쉬운 점 많아

24일 제주시 노형동 인근의 모LPG 충전소에서 만난 강희재씨(49)는 자신의 ‘애마’를 닦는 데 여념이 없다. 강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세차를 한다. 오늘도 수십명의 사람들이 반짝반짝 윤이 나는 그의 택시를 타고 저마다의 행선지로 발걸음을 옮길 것이다. “차가 깨끗해야 손님도 기분이 좋고 저도 기분 좋고···”

택시운전만 27년째 하고 있는 강씨. 나이 50이 안됐으니 인생의 절반이상을 택시와 함께 보낸 셈이다.
사업을 하다, 혹은 생계 유지를 위해 뒤늦게 택시기사에 뛰어드는 사람들과는 달리 그는 22살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운전대를 잡았다.

“중학교 때부터 꿈이 택시기사였어요. 제 위로 형님이 두분 계신데, 형님들이 차를 운전하는 게 그렇게 부럽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어른이 되면 꼭 택시기사를 해야지하고 마음 먹었죠”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곧장 이호공설운동장으로 향한다. 가볍게 뜀박질도 하고 철봉운동·스트레칭을 한다. 꾸준한 체력관리가 있었기에 27년의 고된 노동을 버텨낼 수 있었다.
 
“하루종일 운전대를 잡아야 하니까, 몸이 굉장히 피곤해요. 피곤한 상태에서 운동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하체가 튼튼해지고 오랫동안 운전을 할 수 있어요. 저 보세요. 몸이 탄탄하지 않습니까”

제주 곳곳을 누볐다. 장소가 아리송한 ‘콜’이 들어와도 그가 모르는 곳은 없다. 그리고 그는 제주도 전역을 돌아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아쉬운 점이 많아요. 왜 이곳에는 화단이 이렇게 인위적으로 조성돼 있나부터, 이곳에 다리를 놓으면 관광명소가 될텐데라는 아쉬움까지···특히 주차할 공간이 없어 거리에 주차된 차를 보는 것이 안타까워요”

그는 공무원한테 전화를 걸어 제주 곳곳의 아쉬운 점을 말한다. 행여 그의 택시에 공무원이 타게되는 날엔 그 자리에서 난상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물론 좋은 기억도 많다. 제주의 아름다운 명소가 눈에 들어오면 머리 속에 그곳을 기억했다 관광객들에게 안내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발품이 잦은 택시기사들이 제주관광의 안내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수십만명의 사람을 상대해 온 강씨. 집으로 돌아가면 가장 소중한 세 식구가 기다린다. 딸 아이와 말장난을 하고 아내와 같이 장을 보며 도란도란 얘기 나누는 것이 그에겐 가장 큰 행복이다. 

“택시 일이 힘들지만 지금생활에 만족합니다. 택시 운전이 보람도 있고 또 집에는 가족들이 기다리고···행복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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