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벽두는 위대한 예술 운동의 개화와 함꼐 시작되었다. 빌헬름 리스트(1864-1918)를 비롯한 이 시기의 예술가들-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은-은 아르누보 형성에 큰 공헌을 남겼다.
그는 빈, 뮌헨, 파리 등의 미술아카데미에서 수학했으며 학교동무이자 2년 선배인 구스타프 클림트와 곧잘 비교되었다.

1897년, 리스트는 클림트와 에곤 실레, 칼 몰 같은 화가들이 모여 결성한 19세기 빈 분리파 그룹의 일원이 되었다. 그는 분리파 건물에서 처음으로 전시를 개최했으며, 1898-1903년까지 「베르 사크룸」(‘성스러운 봄’이라는 뜻을 가진 분리파의 기관지)이라는 평론지의 공동제작에 관여했다. 또 그는 베토벤에게 헌정하는 1902년의 카탈로그 제작에 참여한 12명의 삽화가들 중 한 사람이었다. 리스트가 클림트와 함께 빈 분리파 그룹을 떠난 것은 1905년의 일이다.

위의 「목련」에서, 리스트는 호수와 후경의 나무 부분을 섬세한 디테일로 묘사하고 있다. 또 물가에 그려 넣은 잔디는 반 고흐의 터치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여기서 가장 정교한 세부묘사를 보여주는 것은 목련나무 자체이다. 마치 우리가 손을 뻗어 꽃 한 송이를 꺾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만큼, 나무는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또 여기에는 인상주의적인 느낌도 발견되는데, 만약 호수 위에 몇 개의 수련이 떠있다면, 이 그림은 모네의 작품과 흡사해 보일 것이다.

그림의 구성은 당시의 초창기 사진에 매료되었던 화가의 심리를 반영하는 듯, 거의 사진과 같은 느낌을 준다. 한편, 리스트는 뛰어난 초상화가이기도 했다. 그는 색채를 분배하는 기술과 정교한 붓놀림을 이용해 여러 초상화를 남겼다. 그러나 리스트를 가장 유명하게 만들어준 것은 목판술과 석판술을 이용한 판화들이었다. 발췌=「명화 1001」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