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9 | 캔버스에 유채물감 | 65X92cm | 영국 옥스퍼드, 애슈몰린 미술관)

 

추상적인 이론들이 아니라 실제 경험을 신뢰했던 인상주의자들의 원래 목표는 정해진 한 순간에 그들이 본 것을 묘사하는 것이었다. 1860년대 프랑스에서 인상주의자들은 그림을 작업실 밖으로 옮겨갔다. 이들은 빛과 그림자의 작용과 변화무쌍하며 덧없이 지나가는 분위기를 포착하기 위해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빠른 붓질로 색채를 실험하였다. 이는 풍경화 뿐 아니라 근대적인 삶을 묘사한 그림에도 적용되었다.

카미유 피사로(1830-1903)는 1874년부터 1886년 사이에 열렸던 인상주의자들의 전시회에 여덟 번이나 모두 참가했던 유일한 화가였다. 초기에 그는 파리가 아니라 파리 외곽의 농촌 풍경을 그리는 것을 더 좋아했지만, 1890년대 시력이 약해져서 파리의 아파트 안에 머무를 수밖에 없게 되면서 근대적인 도시 파리의 풍경을 그리는 화가가 되었다.

「비오는 날의 튈르리 정원」은 피사로가 센 강에 면한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자신의 아파트 창문에서 그렸던 ‘날씨연작’ 중 하나이다. 보색의 사용, 희미한 파란하늘, 갈색을 띤 주황색 길이 비 오는 날의 분위기를 포착하는 흰색과 은색의 반점과 병치되어 있는 이 그림은 피사로가 인상주의 양식에 얼마나 몰두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피사로는 세잔과 고갱과 같은 화가들에게 ‘자연을 길잡이’로 이용하라고 했던 충고했으며 자신의 그림에도 헌신했다. 이는 그가 인상주의부터 후기인상주의까지, 한 세대의 화가들과 다음 세대의 화가들 사이의 간극을 메워주었음을 의미한다. 발췌=「명화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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