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먹을 수 있는 특징을 가진 ‘국수’와 ‘라면’은 어릴 적부터 사랑을 받아오던 음식이다. 최근에는 음식의 퓨전화 되면서 그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도내에 국수를 전문적으로 파는 국수전문점들이 모인 국수거리가 생길 정도로 국수의 인기는 대단하다.
때문에 전문점들끼리 치열한 국수전쟁도 벌어지고 있다. 바쁜 생활 속에 국수 한 그릇은 일종의 패스트푸드인 것이다.

자취생들의 주식으로 대표됐던 라면도 종류도 다양해지고 끓이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냄비에 끓인 라면에 파를 ‘송송’ 계란 ‘탁’이면 금세 맛있는 라면 요리가 탄생한다. 이제는 첨가 재료에 따라 ‘깻잎라면’, ‘해물라면’, ‘카레라면’, ‘콩나물라면’ 등등 요리종류도 다양해졌다.

‘국수’와 ‘라면’은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그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제주의 전통국수

예부터 제주지역에서 국수는 특별한 음식이었다. 제주여성들은 집안일은 물론 남성들과 같이 밭일도 해야 했고 심지어는 물질도 해야 하는 등 무척 바빴기 때문에 국수를 만들 시간이 없었다. 때문에 국수와 비슷한 제배기를 만들어 먹는 것이 빨라 주로 손이 많이 가는 국수보다는 제배기를 만들어 먹었다.

하지만 국수를 먹는 날은 따로 있었다. 바로 잔칫날이다. 손이 많이 가기는 하지만 대량으로 만들 수 있어 흔히 잔칫날이면 ‘국수 먹는 날’로 통했다.

제주지역에서의 전통국수는 고기국수, 꿩메밀국수, 자리회국수, 성게국수, 보말칼국수 등으로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러나 맛은 육지의 것과 달라 제주의 토속적인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최근에는 전통국수들이 점차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국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제주시 문예회관에서 삼성열을 잇는 도로 주변에는 국수전문 식당들이 줄지어 있어 ‘국수거리’로 운영되기도 한다.

주로 고기국수와 멸치국수, 비빔국수, 꿩메밀국수, 여름별미 콩국수, 열무국수 등이 판매되기도 한다.
 

◇고기국수

제주국수의 대표적인 트렌드로 떠오른 ‘고기국수’. 고기국수의 유래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흔히 잔치국수로 통하는 멸치국수에 고기를 얹었다는 설과 돼지고기를 삶은 국물을 버리기 아까워 국수를 만들어 먹었다는 설 등이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정확한 것은 돼지고기를 넣고 먹는다는 것이다.

도내 국수전문점에서는 돼지고기를 삶거나 돼지 뼈를 푹 고아 만든 육수로 고기국수를 만든다. 그리고 삶은 돼지고기 설어 얹으면 먹음직한 고기국수가 만들어진다.

기호에 따라 고춧가루, 깻가루, 김 등을 넣어 먹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고기국수를 먹을 때 막걸리를 빼놓지 않기도 할 정도로 고기국수를 안주로 먹기도 한다.

제주를 떠나 10여년간 서울에서 생활했던 한 청년은 국수집에 가면 거의 대부분이 멸치국수여서 구수한 돼지 육수에 굵은 면발의 고기국수가 생각났다고 했다. 그래서 제주에 올 때마다 공항에서 바로 국수집으로 향한다고 할 정도로 고기국수는 제주도민들에게는 가장 친숙한 국수이기도 하다.

◇자리회국수(회국수)

제주에는 사면이 바다여서 싱싱한 횟감을 찾을 수 있다. 금방 잡아 올린 한치와 자리, 광어 등을 야채와 고춧가루에 버무려 회무침을 해서 먹기도 했다. 그 회무침에 국수를 비비면 회국수가 된다.

자리는 기름기가 많아 매콤하게 자리강회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자리강회는 그냥먹기도 했지만 국수와 비벼서 먹기도 했다. 씹히는 자리회에 국수맛이 어우러져 특이한 맛을 내기도 한다.

제주향토음식문화연구소 고정순 소장이 지난해 일본에서 제주전통음식 홍보의 기회가 있었는데 일본인들에게 자리회국수를 권한 적이 있는데 회와 국수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은 ‘오이시’(맛있다)를 연발했다고 했다. 그 맛이 입맛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인의 입맛도 감탄케 했으니 두말할 필요가 없다.

자리회만 국수와 함께 먹은 것은 아니다. 한치회도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 먹기도 했고 광어, 잡어 등도 회무침을 해서 국수와 비벼먹을 수 있다. 비빔국수를 좋아한다면 회국수가 입맛에 맞을 것이다.

◇성게국수

제주연안에 흔히 볼 수 있는 성게는 그냥 먹을 수도 있고 미역에 싸서 먹을 수도 있다. 또 밥을 비벼먹어도 맛있다. 이런 성게는 해삼보다 단백질을 많이 함유해 ‘바다의 호르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또 성게는 엽산 함유량이 높아 소화흡수에 좋고 강장제로 효능으로 탁월하다.

특히 7~8월에 채취하기 때문에 여름에 먹어야 재맛을 느낄 수 있다.

금방 잡은 싱싱한 성게를 국으로 만들면 성게국이 되고 이 성게국에 국수를 넣으면 성게국수가 된다. 성게국은 끓이기 때문에 성게의 비린맛이 나지 않는다.

성게국수를 시원하게 먹고 싶다면 성게국을 시원하게 해서 국수를 말아 먹으면 여름별비로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싱싱한 성게를 골라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쉽게 먹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도내 곳곳에 해녀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는 싱싱한 성게국수를 맛볼 수 있다. 특히 가파도 성게는 크고 맛있어 가파도의 성게국수는 더욱 맛있다고 한다.

바다향기도 느낄 수 있고 단백한 성게국수는 제주지역 해양음식의 하나인 것이다.


◇꿩메밀국수

제주지역 들판이나 야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꿩. 예전에는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꿩이 다니는 길목에 덧을 놓아 꿩을 잡기도 했다.

꿩은 가을 꿩을 최고로 치는데 예부터 회로도 먹고 육포로도 만들어 먹었다. 꿩의 가슴살을 얇게 저며 샤브샤브로 먹는 ‘꿩토렴’은 별미중에 별미다.

꿩의 살을 발라낸 뼈를 푹 고아내면 구수한 육수가 만들어지는데 이 육수에 메밀국수와 무를 넣으면 단백한 꿩메밀국수가 탄생한다. 또 꿩살을 찢어 함께 먹으면 그 맛은 별미다. 메밀도 가을에 수확되는데 음식은 재철에 먹어야 재맛이듯 꿩메밀국수도 가을에서 겨울에 먹어야 재맛을 느낄 수 있다.

메밀에는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루틴이라는 성분이 있고 저칼로리 음식이다. 하지만 메밀껍질에는 살리실아민과 벤질아민이라는 유해성분이 있는데 이 성분을 해독시켜주는 음식이 무다. 그래서 제주지역에서는 메밀과 무를 함께 먹는 음식이 많았다. 또 꿩은 비위를 보하고 기를 생기게 하며 설사를 멈추게 한다.

이러한 특징에 꿩메밀국수는 칼로리 부담없이 보양식으로 먹을 수 있다. 꿩고기 요리를 먹고 난 뒤 먹는 꿩메밀국수는 후식으로도 그만인 샘이다.

한밤중. 출출하다. “뭐 먹지?” 고민하다 선택한 것이 라면. 아무리 유혹을 참고 버티려 해도 나도 모르게 물을 끓이고 있다. 초조한 3분을 기다린 후 김치와 함께 후루룩. 어느새 찬밥까지 말아먹고 마는 마력의 음식, 바로 라면이다.

△ 라면 무한 진화

1963년 9월15일 10원짜리 삼양라면이 탄생했다. 만으로 47세, 중년이다. 갓 태어났을 때의 라면은 지금과는 달랐다. 국물맛은 쇠고기 육수맛이 아닌 닭고기 육수맛에 가까웠고, 겉포장은 내용물이 훤히 보일 정도로 얇았다.

60년대 삼양라면과 농심의 전신 롯데라면·해표라면·대표라면 등 업체들이 비슷한 종류의 라면 10종류 정도를 선보였다.

40년 흐른 지금은 카레라면·비빔면·자장라면 등 160종류가 넘는다. 업계마다 무한 진화를 거듭했고 라면전문점까지 생겨나 갖가지 레시피의 라면을 내놓았다.  그중 가장 성공작으로 뽑히는 라면은 무엇일까?

우선 짬뽕라면을 들수가 있다. 여러 가지 재료를 ‘짬뽕’ 한다고 해서 짬뽕라면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고 중국집 짬뽕과 같이 오징어, 새우 등 해물을 넣고 끓였다고 해서 짬뽕라면이라고 일컫는 이도 있다. 현재는 워낙 레시피가 많이 들어가고 그 종류도 다양하다보니 정의되는 짬뽕라면은 후자에 가깝다.

준비물은 오징어, 고추, 대파, 고춧가루, 콩나물 등이다. 중요한 것은 재료가 다양해진 만큼 평상시 라면을 끓일 때보다는 물을 조금더 많이 넣어야 된다는 것. 물은 700ml가 적당하다.

일단 콩나물과 청양고추를 넣어 뚜껑을 덮고 끓여준다. 이 때 이 끓는 물에 갑오징어를 살짝 데쳐 건진다. 물이 끓으면 라면스프을 넣은 후 라면사리를 넣어 끓인다. 그리고 라면이 약간 익으려고 할 때 데친 갑오지를 넣어 끓여주면 완성.

치즈라면 둘째가라면 서럽다. 중, 고등학생 등 젊은층 사이에서의 선호도가 높다. 준비물은 간단하다. 라면과 치즈. 라면에 치즈하나만 얹으면 된다. 중요한 것은 치즈를 언제 넣느냐. 대부분의 사람들이 라면을 끓이고 난 직후 치즈를 넣는데 이럼 치즈가 다 녹아 없어진다.

그릇에 담은후 약 15초 정도 기다리는 여유가 필요하다. 15초후 고소한 치즈라면을 먹을수 있다.

특이한 라면도 많다. 카레라면, 라면탕수육 등등. 여름철에 즐길 수 있는 이색 라면도 등장했다. 바로 냉라면. 말 그대로 차가운 라면이다. 일단 물과 다시마를 넣고 육수를 끓여 냉장고에서 차갑게 식힌다. 그리고 차가워진 육수에 식초, 설탕, 소금을 넣어 간을 한다.

다대기양념은 다시마국물30ml, 고춧가루 5g, 다진마늘 5g, 식초5ml, 설탕6g, 소금0.2g, 참기름 5ml를 잘 섞어 양념을 한다.  계란은 삶아 반으로 자르고 양배추, 당근, 오이를 잘게 채썰어 준비한다.

라면사리를 끊는 물에 3분정도 삶아 차가운 얼음 물에 헹군 뒤 물기를 빼고 그릇에 그동안 준비했던 국물과 다대기, 야채 등을 넣으면 완성. 문제는 앞서 소개한 짬뽕라면이나 치즈라면보다는 요리과정이 좀더 복잡하다는 것. 

이외에도 라면의 종류은 다양하다. 라면에 레시피로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만두라면, 김치라면, 소고기라면 등등. 갖가지 레시피로 나만의 라면을 만들어보자.

△ 라면 제대로 끓이자

라면에 다양한 레시피를 넣어 먹을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마저도 허용되지 않을 때가 있다. 물론 라면이라는 것이 원래 간편함을 생명으로 한다.

요리 못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라면은 끓일 줄 아느냐”며 놀리지만 사실 라면자체를 제대로 끓이는 것도 쉽지는 않다. 이것 저것 준비하지 말고 라면를 가장 맛있게 끊이는 법은 무엇일까.

16세 때부터 자취생활을 하면서 요리를 시작해 요리 경력이 20년이라는 국내 1호 남성 푸드 스타일리스트 정신우씨. 그가 ‘게으른 음식남녀 집에서 밥해먹기’라는 책에서 소개한 라면 맛있게 끓이는 법은 다음과 같다.

불의 세기와 물의 양

처음부터 끝까지 제일 강한 불에서 끓여야 한다. 뚜껑을 닫고 끓이면 안 된다. 물은 라면을 담을 그릇에 부어 양을 정확히 맞춘 뒤 냄비에 넣고 끓인다.

수프와 면발

물이 끓으면 수프를 먼저 넣는다. 물에 소금이 들어가면 끓는점이 높아져서 100℃ 이상에서 국물이 끓는다. 물의 온도가 이처럼 높아지면 라면에 포함된 전분에 끈기가 생겨 면발이 더 쫄깃해지면서 소화시키기에도 좋은 상태가 된다. 게다가 짭짤한 국물이 면에 잘 스며들어 깊은맛을 낸다.

면은 쪼개지 말고 통째로 넣되 면을 끓이면서 집게로 들었다 놓았다 하면 면이 순간적으로 뜨거워졌다 식었다 하면서 한결 쫄깃한 맛이 난다. 라면 전문점에서 많이 쓰는 방법이다. 면을 들었다 놓으면 국물 온도가 낮아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지만, 열 전도율이 높은 양은냄비에 끓이면 국물 온도가 높게 유지돼 조리시간이 길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라면은 절대 2개 이상 함께 끓이지 말 것.

계란과 조미료

계란은 면을 건져 낸 다음 국물에 넣어 너무 젓지 말고 30초 정도 끓인다. 라면에 설탕을 티스푼으로 반 정도 넣으면 매운 맛이 더 강해지면서 면발도 산다.


건강하게 라면 먹기

어차피 먹을 라면이라면 좀 더 건강을 챙기는 방법을 신경 써야 한다. 어쩌다 한번 먹는 정도라면 큰 상관이 없지만 우리나라는 1인당 1년에 84개의 라면을 소비해 세계라면협회가 지정한 세계에서 가장 라면을 많이 먹는 나라로 꼽혀서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휴가 등으로 라면 등의 인스턴트 음식을 먹을 기회가 늘게 된다. 라면을 자주 먹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친 나트륨 섭취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함께 들어 있는 수프를 1/2-2/3 로 줄여 먹거나, 나트륨과 반대작용을 하는 칼륨이 풍부한 당근, 양파, 파 등의 채소를 충분히 함께 넣어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한 끼를 라면으로 먹었다면 다른 한 끼는 면 종류를 피하는 것이 좋다. 라면은 열량은 높지만 영양은 낮아 건강을 지키는데 부족하다. 한 끼를 라면으로 먹었다면 가급적 다른 식사 후에 간식으로 우유나 멸치 등을 신경 써서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은 라면과 김치를 함께 먹는 경우가 많은데 가급적 싱겁게 간을 한 김치를 먹거나, 야채샐러드를 함께 먹는 것이 ‘짠 라면’의 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각지역 면 열전

△ 강원도 막국수
금방 바로 뽑은 국수라고 해서 ‘막국수’라고 한다. 현재는 메밀막국수로 통상적으로 불린다. 메밀가루를 뜨거운 물로 반죽하여 국수틀에 눌러 빼어 끓는 물에 삶아서 냉수에 3∼4번 헹구어 사리를 만든다.

김치는 큰 것이면 대강 썰고 오이는 반으로 갈라서 얄팍하고 어슷어슷하게 썰어 소금에 잠시 절였다가 꼭 짠다. 사리를 대접에 담고 김칫국물을 부은 다음, 그 위에 썬 김치와 절인 오이를 얹고 깨소금과 고춧가루를 뿌린다.

김치는 동치미 ·나박김치 ·배추김치 등을 쓰는데, 젓갈과 고춧가루가 많지 않은 맑은 김치가 좋다. 국물은 김칫국물과 차게 식힌 육수를 반씩 섞으면 더욱 좋지만 이 국수는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어야 하기 때문에 고기류나 파 ·마늘 등의 양념은 막국수 본래의 맛을 해친다.

△ 충북 생선국수
충청북도 옥천지역에서 먹는 생선국수는 여러 종류의 민물고기를 삶은 국물에 국수를 말아 먹는 음식으로 얼큰하고 시원한 맛이 특징이다.

충청북도 옥천군 청산면 보청천의 냇물은 바닥이 온통 자갈이라 맑고 깨끗하며 여기서 잡히는 민물고기는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충청북도는 내륙지방이어서 수산물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산에 냇물이 많아 민물새우나 민물고기 등이 많이 잡힌다.

충청북도 음식은 다른 지방 음식에 비해 사치스럽지 않고 양념은 적게 쓰며 담백하고 소박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생선국수는 생선의 모든 부분을 버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으며 뼈째 이용하므로 칼슘이 풍부하다. 

깨끗이 씻은 민물고기(메기, 붕어, 돔방어)를 중불에서 4-5시간 정도 푹 삶는다.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체에 걸러 가시를 발라낸다. 국물에 고추장을 풀어 간을 하고 국수를 넣어 끓인 다음 파, 애호박, 깻잎, 미나리, 풋고추를 썰어 넣고 한소끔 더 끓여 낸다.

△ 전라도 팥칼국수
초복 별식으로 팥을 삶아 으깨어 팥죽을 쑤고 칼국수를 넣고 끓인 음식이다. 전라도가 고향으로 전라도에서는 복(伏)날에 팥칼국수를 먹는다는 소문도 있다.

준비과정은 깨끗한 팥을 골라 씻어서 애벌로 한 30분간 삶는다. 그러면 팥의 독성이 빠져나온다. 그 물을 버리고 다시 3시간 이상 솥에서 또 삶아 굵은 체로 걸러낸 뒤 다시 고운 체로 거른다. 그러면 팥은 마치 앙금처럼 고와지는데 다시 물을 붓고 끓이면 팥칼국수 국물이 된다.

밀가루 반죽도 숙성을 위해 하루 전에 만들어 놓는다. 국물은 팥죽보다는 덜 걸쭉하지만 달착지근하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그냥 팥죽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단다.

△ 평양냉면
메밀국수에 찬 장국을 부어 말아서 먹는 평양지방의 향토음식이다.

관북지방에서는 메밀을 국수의 재료로 많이 쓰는데, 때로는 밀가루를 다소 섞기도 한다. 반죽한 것을 큰 솥 위에 설치한 국수틀에 넣고 눌러 곧장 끓는 물에 떨어지게 하여 삶아 낸다.

삶아진 국수를 찬물에 건져 헹구어 사리를 지어서 채반에 나란히 놓는다. 국수국물은 쇠고기를 삶은 육수나 꿩을 삶은 육수를 차게 식혀서 기름을 걷어내고 간을 맞추어 쓰는 것이 기본이고, 또 1가지 방법은 동치미국을 육수와 조합하여 쓰기도 한다.

동치미국물만을 쓰면 동치미냉면이라 한다. 냉면사리를 큰 대접에 담고 제육 삶은 것을 편육으로 썰고 동치미무를 얇게 썰어 소금에 절인 오이채, 배채, 삶은 달걀 1쪽 등과 함께 색스럽게 얹고 국물을 한쪽에서 가만히 듬뿍 붓는다. 먹을 때 식성에 따라 겨자즙, 식초, 설탕 등을 더 가미하여 풀어서 시원하게 먹는다.

여름에 먹는 것이 보통이나, 관서지방에서는 추운 겨울에 차가운 냉면을 즐겨 먹는 풍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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