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수 <아열대수산연구센터장>

제주도 주변은 올해 봄철 이상현상으로 다소 예년과 다른 기온 분포를 보였지만, 제주도의 기후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94년간 평균기온이 1.5℃ 상승했고, 국지성 폭우의 영향으로 평균 강수량도 증가하고 있다. 바다의 수온도 예외는 아니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지난 40년간(1968년~2007년) 실시한 해양관측 자료에 의하면, 한반도 주변해역의 연평균 수온이 0.0259℃씩 증가해 40년 동안 1.04℃ 증가했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제주도를 중심으로한 남해안 표층수온은 1.14℃ 상승했다.


난류성 어종 급증

수온 상승에 따라 바다의 생태계가 재편되고 있다. 먼저 주요 어획대상 어종의 생산량이 달라진다. 냉수성 저어류는 줄어드는 반면 살오징어, 멸치, 고등어, 참다랑어 등의 난류성 어종의 어획량은 늘고 있다.

서식 어종도 변한다. 주로 난류성인 표층어류 10종(고등어류, 꽁치, 농어, 멸치류, 방어, 삼치류, 숭어류, 오징어, 전갱이류, 정어리)이 우리나라 전체 어획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70년대만 해도 40%대에 머물렀으나, 1990년대 중반부터는 60%를 넘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아열대성 어종인 참다랑어의 어획량 증가가 눈에 띈다. 2003년도에 연간 약 84톤 어획되던 참다랑어는 2008년에는 자그마치 1,536톤이 어획되어 어민들의 소득원으로 등극했다.

제주도 연안에서도 아열대성 생태계로의 변화도 뚜렷하다. 여름철에는 해파리가 번성하고 봄철에서 여름까지는 살파류가 전 바다를 뒤덮고 있으며, 바다의 저층에는 다양한 말미잘과 불필요한 산호류에 의해 점령되면서 해조류가 번성하고 해조장이 조성될 기회를 주지 않아 소라, 전복 등 제주도 해녀들의 전통적으로 잡아 오던 패류들의 생산력을 감소시키고 있다.

어류들도 마차가지다. 아열대성 어류들이 정치망, 자망 등에 발견되는 일이 아주 일상화되었고 어떤 어종들은 이미 상업적 어종으로 자리를 잡아 연중 계속 어획된다.

 
변화의 두 얼굴, 미리 대처해야

수온상승에 따른 어류 자원의 변동은 야누스의 얼굴처럼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갖는다. 겨울철 수온 상승으로 겨울철 방어, 고등어, 멸치 같은 난류성 어종의 어장분포역이 더 넓어져 겨울철 어획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런 난류성 어종의 어획량이 증가하면 겨울철 어기가 늘어나 적정생산량 이상의 어획으로 자원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 또한, 해역별 어획량도 영향을 받는다. 남해안 멸치의 경우 겨울철 수온 상승으로 봄철 초어기가 빨라지는 장점이 있으나 여름철 어군 북상이 빨라져 남해안 어기가 짧아지는 것은 단점이다.

과거에는 남획과 같은 요인이 수산자원을 고갈시켰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후변동이 생태계와 어업체계를 개편시킬 것이고, 제주도의 경우는 아열대성 기후변화의 최선선에 위치하여 시시각각 새로운 수산생물의 가입과 분포가 달라질 것이다.

이제라도 우리는 아열대성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의 변화를 기회로 만들기 위하여 미래를 준비하고 계획하며 연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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