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주 유권자들은 우 지사가 한 일을 안다’

우 지사와 새누리당

새누리당 제주도당이 우근민 제주지사의 입당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중앙당에 넘겼다. 예상됐던 일이다.

한발 앞서 입당한 김태환 전 지사와 김방훈 전 제주시장 등 내년 지방선거 도지사 예비후보들을 비롯한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고,우 지사 지지자 무더기 입당에서 불거진 ‘동원’ 의혹 등으로 세간의 눈길도 곱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주도당과는 소통이 없이 ‘중앙’만을 바라보는 우 지사에 대한 괘씸죄도 작용했을 것이다.

지난 7일 새누리당 도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에서 우 지사의 입당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고 ,9일 부위원장단 회의와 운영위원회에서 막말이 오가는 등 ‘내홍’을 겪으면서 13일 당원자격심사위원회에서 중앙당 위임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이는 지난 주말 제주를 찾아 강지용 위원장을 만난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 등 중앙의 ‘뜻’을 거스를수도 없어 내린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풀이된다.

우 지사의 새누리당 입당 성사 여부는 빠르면 내일(14일),아니면 다음주 월요일(18일) 최고위원회에서 결론이 나는데,입당 승인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우 지사가 새누리당 입당과 내년 지방선거 도지사후보 공천에 대한 언질이 없이 섣불리 입당을 신청했겠느냐는 것이다.

▲ 우근민 지사의 새누리당 입당 신청 기자회견.

최고위에서 우 지사의 입당이 승인되면 새누리당은 그야말로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지는 꼴이다.

우 지사는 여성단체장 성추행으로 2006년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아 새누리당의 당헌당규에 공천 배제 원칙으로 명시된 4대범죄자(성범죄,뇌물,불법 정치자금,경선 부정)에 해당된다. 박근헤 정부가 표명한 ‘4대악’ 가운데도 성범죄가 으뜸이다.

양지만을 쫓아온 우 지사의 정치철새 행보도 새누리당으로선 썩 내키지 않는 부분이다. 우 지사는 민선 자치단체장 선거가 부활한 1995년엔 민자당 후보로 출마해 고배를 마셨고,1998년엔 집권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2002년엔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재선돼 2004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다가 선거법 위반 확정판결로 낙마했다.2010년 지방선거때 열린우리당 후신인 통합민주당에 복당했으나 여성 단체장 성추행 전력이 불거지면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당선된 이후에도 ‘정치적 뿌리는 민주당’임을 공언해왔다.

우 지사의 새누리당 입당이 성사된다면 오로지 도지사 당선을 위해 ‘양지’만 찾는 ‘정치철새’와 당의 정체성과 원칙은 상관없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찾는 새누리당의 ‘패착’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제주 유권자들은 2004년 낙마후 6년만에 돌아온 우 지사가 소나무 재선충병도 막지 못하고,제주해군기지 문제를 주민편에서 해결하겠다던 약속을 어기고 무지막지한 공권력에 제주와 도민들의 자존을 무너뜨리면서 한 일을 알고 있고,내년 지방선거에서 심판을 내릴 것이기 때문이다./제주도민일보 오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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