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인간띠 잇기로 생명평화대행진 마무리

 

▲ 강정해안가를 둘러싼 '인간 띠 잇기' 장관.

[제주도민일보 이은혜 기자] 4일 오후 강정 해군기지 공사현장이 평화·생명을 염원하는  '인간펜스'에 둘러 쌓이는 장관이 펼쳐졌다. 

 
  ▲ 남녀노소 불문하고 손을 맞잡은 참가자들.
 
강정마을회와 제주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제주해군기지 저지 전국 대책위원회 등 전국 100여개 시민사회단체들과 부모의 손을 잡은 어린아이들에 이르기까지 평화의 염원을 담은 노란 티셔츠를 입은 참가자들은 손에 손을 맞잡고 강정의 평화를 염원했다.
 
  ▲ 참가자들은 무사히 생명평화대행진을 끝내고 축제의 장을 펼쳤다.
 
용산참사 희생자 유가족, 쌍용 해고노동자 등을 비롯해 지난 29일 동진팀과 서진팀으로 나눠 닷새동안 같은 290km를 걸은  1000여명에 달하는 강정 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은 이날 '인간 띠 잇기'를 마지막으로 6박7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 더위에 지친 이들의 기운을 북돋워준 신명나는 놀이패 가락. 
 
이날 오전미사가 끝날 무렵 멀리서부터 신명나는 사물놀이패의 가락이 들려왔다. 모두가 강정에 다시 모였다. 누구하나 찡그린 사람 없이 까맣게 탄 얼굴들엔 웃음이 가득했다.
 
'인간 띠 잇기'는 해군기지 공사현장 정문에서부터 시작됐다. 참여자들은 아이부터 노인까지 노래에 맞춰 손에 손을 잡고 춤을 추며 ‘축제’를 만끽했다.
 
  ▲ 환하게 웃음짓는 문규현 신부.

 

  ▲ 참가자들의 '축제'와 대조되는 경찰들 모습.

 
대행진 참가자들의 만면 가득한 웃음 뒤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한 부대의 경찰들이 보였다. 공사현장 초입에는 여경들이 배치됐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 상 배치된 인력"이라며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 소회를 밝히는 강동균 마을회장의 어머니 고병연 씨.
 
강동균 마을회장의 어머니 고병연 씨는 "평화의 섬 강정을 찾아주신 참가자들에게 감사하다"며 "7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강정을 생각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 오전 미사 중 '길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 모습.
 
'길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는 "내 마음속에 강정 인간 띠 잇기를 바란지가 2년이다. 간절히 염원하던 일이 이루어졌다"며 "우리 손으로 해군기지를 둘러싸면 해군기지 백지화도 가능 할 것"이라고 희망을 전했다.
 
강동균 마을회장은 "지난 6일간의 행진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며 "해군이 국민의 정서를 똑똑히 알고, 스스로 강정에서 물러설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의 발언에 이어 1000여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인간 띠로 해군기지 펜스를 감싸 안았다.
 
  ▲ 포구 끝까지 닿은 참가자들과 노래를 선사하는 '박창근과 바람밴드'
 
  ▲ 헬리캠을 향해 손을 흔드는 참가자들.
 
강정포구 한켠에서는 '박창근과 바람밴드'가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부르는 등 축제속의 축제도 진행됐다. 함께 모이고, 걷고, 외친 7일간의 시간을 마무리하는 장관이었다.
 
크루즈를 타고 2일부터 참가했다는 박모씨는 "처음부터 참여하진 못했지만 강정을 위해 걸었다는 사실이 뿌듯하다"며 "내년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해군기지를 지키는 철조망에는 평화를 염원하며 매단 색색의 천이 사람들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힘차게 펄럭였다.
  ▲ 철조망에 달린 평화 염원 천 조각이 바람에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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