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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독재자의 마지막 길[편집국장의 편지] 우 지사의 ‘망언’

▲ 우근민 제주지사.

“독재자의 마지막 길을 가는 것 같다”

지난 1일 열린 제주 4·3연구소 창립 24주년 및 25년사 발간 후원의 밤 행사에서 한 원로가 지난달 29일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4·3과 강정 등에 대한 ‘망언’을 내뱉은 우근민 지사를 두고 한 얘기라지요.

이 자리에선 ‘어제에 눈감은 사람이 오늘과 내일을 얘기해서 안타깝다’,‘화해와 상생을 말하면서 폭도라는 발언을 했다는게 도대체 이해할수 없다’, ‘단순한 말 실수가 아니라 4·3에 대한 평상시 인식이 드러난 것’이라는 등 우 지사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어디 이뿐인가요.우 지사의 ‘망언’이 알려지면서 시민사회단체들과 강정마을회는 물론이고 누리꾼들도 난리가 났습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우 지사를 우리나라와 중국 등 주변국가들에 대한 침략행위와 종군위안부 등 과거 잘못을 부인하는 일본의 아베총리를 빗대 “우리 속의 '일본에서 온 아베'”라고 했지요.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과거 성추행으로 한창 문제된 사람.어떻게 아직도 도지사하고 있는지…”라며 혀를 차는 글을 남겼지요.

도지사라는 사람이 제주도 망신을 제대로 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빈곤한 4·3 인식 천박한 ‘입’

공분을 사고 있는 우 지사의 4·3 ‘폭도’ 발언 내용을 이렇습니다. ‘냉정하게 보면,아 지금 경찰이 무슨 경우 무슨 지시,명령 내리면 가는 것 아냐.월남전이고 어디고 싸우다보니 몰라갖고 할 수도 있고 그런데.이 폭도놈의 새끼들이 끼어갖고.나 그거 얘기했잖아.북한에 가서 영웅묘지나 데리고 가고 김달삼이,이덕구 묘지 가보고 왔다고’

지난 2003년 확정된 정부차원의 4·3 진상조사보고서는 ‘4·3은 국가공권력에 의한 인권유린’이라고 했습니다. 3만명으로 추산되는 무고한 도민들이 영문도 모른채 빨갱이로 몰려 죽어간 것이지요.때문에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를 대신해 공권력의 잘못에 대해 4·3 희생자와 유족,제주도민들에게 사과를 한 것입니다.

‘남로당 중앙당의 지령에 따라 4·3이 일어났다’는 일각의 그릇된 주장도,진상조사를 통해 1947년 3.1절 발포사건과 3·10 총파업이후 응원경찰과 서북청년단의 계속된 탄압으로 인한 자발적인 결정을 통해 무장봉기가 일어난 것으로 규명이 됐지요.

그럼에도 명색이 제주도의 지사라는 사람이 폭도 운운하며 4·3의 본질을 흐리고,공권력에 의한 민간인들의 희생을 정당화하는듯한 발언을 서슴지 않으니 한심하고 참담한 노릇이 아닐수 없습니다.

‘강정 발언’에서도 우 지사의 ‘수준’은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국가에서는 아니 중국에서는 도하오 포럼을 국가에서 키우거든요.그런데 우리는 외교부에 가보니깐 민군복합항 때문에 스타일 다 구겼더라고.돌아다니면서 보면 아주 중앙정부가 정이 빡 떨어져갖고 응!’

우 지사는 여기에 더해 제주포럼 행사장 앞에서 30일 열리는 기자회견에 강정주민들이 참석하려 한다는 얘기를 듣고 “오지 말라고 해라.제주 이미지가 너무 나쁘다”고 했다지요.

강정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비롯한 전임 김태환 도정의 극심한 ‘불통’을 비판하며 ‘주민들의 편에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내걸고 당선된 도지사가 할 소리도,해군기지 문제로 7년째 신음하고 있는 강정주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아니지요.

더욱이 해군기지 문제의 근원이 입지선정에서부터 잘못된 절차와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고,15만t급 크루즈선 입출항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설계 문제 등으로 공사중지명령을 위한 청문절차까지 마쳐놓고 시간만 질질 끌다가 납득하기 어려운 검증절차를 거쳐 문제가 없다며 정부·해군의 편에 서지 않았는지요.

육지 경찰을 비롯한 대규모 공권력이 투입될때마다 해외출장이다 뭐다하며 밖으로 나돌다가,강정마을 때문에 제주 이미지가 나빠지네 뭐네 탓을 하는게 제주 지사라니 서글픈 생각마저 듭니다.

언론의 습성이라 …

4·3 폭도,강정 발언과 함께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했던 다음의 얘기는 우 지사가 스스로의 ‘수준’을 ‘확인사살’하는 대목입니다.

‘두개 부서가 뭐 15개이상 (보도자료가) 나가니까.그러면 신문에 몇개를 쓰겠어.4~5개이상 쓰겠어? 그러니까 6개정도 줘야 공통적이면서도 자기네가 취재한 것도 하나 두개 합치고.너무 많이 주니까 고마운게 아니라 짜증을 내니까.30% 찬성 70% 반대로 쓰니까 도가 체면이 말이 아니야.그런거에 대한 느낌을 어디서 봤냐 그러면 전두환 대통령때 언론통합하니까 끽소리도 안하는데 노태우 대통령이 하니까 완전 물태우 취급 하잖아.언론의 습성이 다 우리를 이렇게 풀어주고 언론을 자유롭게 해줬다는 고마움보다는 풀어준 사람을 물태우라고 했잖아’

언론에 대한 시각이 이쯤되면 그야말로 ‘막장’이지요.이러니 300억원대의 막대한 예산과 아이들의 코묻은 돈까지 투표기탁금이라는 명목으로 거둬들여 정체모를 세계7대자연경관에 쏟아부으면서,이를 비판하는 언론에 예정된 광고마저 거부하는 것으로 보복하는 수준이하의 행태를 보였겠지요.

뽑아놓고 후회하는 자해(自害)선거,이젠 정말 그만 해야 하지 않을런지요.정부와 국회,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수준은 결국 유권자들의 수준일테니 말입니다.

부디 내년 지방선거에선 제주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이며,‘주인’을 제대로 섬기지 않으면 어찌 되는지 똑똑히 가르쳐야 하지 않을런지요.

오석준  sjoh@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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