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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탓 공화국’ 제주도지방정부편집국장의 편지

닮아가는 모양입니다.아니 애초부터 ‘마인드’가 같으니 그 자리에 앉혔겠지요.

강원도 평창에 ‘물을 먹은’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유치 실패 책임을 지난해 세계자연보전총회때 제주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의 시위탓으로 돌리는 발언으로 뭇매를 맞은 김선우 제주도 환경경제부지사를 두고 하는 얘깁니다.

이런 와중에 제주도 공무원 절반 이상이 청렴도 전국 꼴찌 책임라인으로 실·국장과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지목한 국민권익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며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도지사부터 시작해서 일반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남 탓 하는데만 익숙한 제주도지방정부에 희망이 있을지,그런 지방정부를 바라보며 살아가야하는 도민들은 무슨 죄인지 막막해지는 것이지요.

강정의 피울움을 한번이라도 생각했다면…

명색이 제주특별자치도 부지사쯤 되면 그런 말을 입에 담아선 안되지요.전임 김태환 도정때 1000명이 넘는 마을 유권자 가운데 고작 87명의 박수로 이뤄진 엉터리 해군기지 유치 신청 때문에 부모형제가,이웃사촌이 등을 돌리고 마을공동체가 산산조각나는 아픔속에 7년째 반대 투쟁을 벌이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피울음을 한번이라고 생각해 봤다면 말입니다.

강정마을 주민들의 편에 서서 해군기지 문제를 해결하겠노라 철석같이 약속해놓고,육지경찰을 비롯한 대규모 공권력이 투입되는 결정적인 고비마다 해외출장이다 뭐다 밖으로 나돌며 제주도 지방정부와 도민들의 자존을 내팽개친 김 부지사의 ‘주군’ 우근민 지사의 행적도 그러하고요.

이러니 정부·해군과 경찰이 툭하면 육지경찰까지 동원해가며 대대로 살아온 삶의 터전과 환경·평화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강정마을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에게 마음놓고 무지막지한 공권력을 휘둘러대는 것이지요.

국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밥을 먹으면서,스스로를 국가인양 착각하고 국민들이 잠시 빌려준 권력을 주인인 국민에게 휘둘러대는,강정마을에서 벌어지는 참담한 비극의 책임에서 제주도지방정부가 결코 자유로울수 없습니다.오죽했으면 강정마을 주민들이 이동민 직전 서귀포서장의 재임기간을 ‘제2의 4·3’으로 규정하고 경찰직 사퇴를 촉구했을까요.

시작에서부터 이제껏 정부도 인정한 절차상의 잘못과 불법·편법적인 공사에 찍소리도 제대로 못하고 도민들의 안전도 지켜주지 못한 지방정부 책임자들 가운데 한사람으로서 책임을 먼저 느끼는게 도리가 아니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세계자연보전총회때 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이 벌인 퍼포먼스 때문에 좋지않은 인상을 줘서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유치에 실패했다는 식의 발언을 어떻게 할수 있는지 발상법이 궁금해 집니다.

세계에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회의때마다 이런 저런 시위와 퍼포먼스가 벌어지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자연스러운 일임을 설마 모르진 않겠지요.그럼에도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전략 부재로 올해야 뒤늦게 유치에 나서는 등 무책임과 무능함에 대한 반성 대신 해군기지 반대 시위 탓이라니,열받다 못해 안쓰러운 노릇이지요.

▲ 지난 3일 열린 '2013 청렴성공 프로젝트' 정책토론회.

제주도 청렴도 꼴찌 주범 실·국장?

지난 3일 제주도청에서 열린 '2013 청렴성공 프로젝트' 정책토론회에서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부패역량 진단결과'는 제주도지방정부의 ‘집안 꼴’이 어떠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지난 3월 각 직급별로 제주도 공무원 3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결과 제주도가 지난 청렴도 전국 꼴찌로 추락한 ‘주범’으로 실·국장급이상(37.7%)과 과장급(17.7%) 간부공무원들이 꼽혔지요.

국민권익위는 제주도 간부공무원들이 (도지사의)지시내용이 합리적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없이 일방적으로 업무를 지시하고,철저한 자기반성이나 의기의식보다는 청렴도 평가제도,지역 특수성 등 외부 탓으로 인식하는가 하면 소통이 부족하고 간부들과 직원들간 상호 불신풍조가 내재돼 있다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공사업체나 민원인 등과의 식사 정도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학연·지연·혈연 등 '연고 업체' 수주,연고주의·줄세우기 등 인사관리의 불공정성,출장여비 일부를 부서장 개인활동비로 사용하거나 언론사 행사참가비나 선물비·회식비 등에 사용하는 사례도 여전하다고 했습니다.

제주도의 청렴도 꼴찌가 어디 간부공무원들만의 탓이겠습니까만,정치적 중립성과 일에 대한 소신을 가져야 할 직업공무원,특히 간부공무원들이 ‘제왕적’ 도지사에게 눌려 시키는대로만 하고 숨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현실을 말해주는 것이겠지요.

위에서부터 아래까지,참 잘돌아가는 ‘집안’입니다.

오석준  sjoh@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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