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흠 제5대 문화예술재단 이사장 취임 인터뷰
“예술 근간 키우려면 유능한 창작인 선별 지원해야”

취임 직후 만난 양영흠 이사장(사진)은 제주문화예술재단이 그간 본연의 목적 수행에 미흡했다는 말로 포문을 열었다.

예술인 지원은 선택과 집중이 이뤄지지 않았고, 운영기금 부족으로 활동의 폭이 좁았으며 연구기능 또한 보잘것 없었다는 것. 재단의 비효율적인 역피라미드형 조직 구성도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따라 양 신임 이사장은 앞으로 3년 예술재단을 이끌 지향점을 ‘본질의 기량을 올리고 이것을 활용하는 창조와 향유의 선순환’으로 두고 떡반 나누기식 지원방식부터 바꾸기로 했다.

“문화산업, 문화관광이란 말을 하면서 오히려 문화의 본질에 대한 관심은 적어진 것 같습니다. 문화의 시작은 창작이고 그렇다면 창작, 특히 능력있는 창작인에 대한 집중 지원이 필요합니다. 반발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선택과 집중을 확고히 하겠습니다”

양 이사장은 대대적이고 조직적인 제주형 메세나의 발굴도 제시했다. “지금도 사실 메세나는 있어요. 청소년들이 작은 행사를 하면 가게들이 스폰을 해주잖아요. 이런 것도 엄밀히 말하면 메세나죠. 제주형 메세나 방식을 찾아내, 제주에 들어오는 회사들에게 제대로 된 문화투자를 제안해야 합니다. 게다가 메세나는 우근민 지사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니 기업·문화불모지 제주에서도 가능성이 있을 겁니다”

양 이사장은 이러한 야심찬 출발을 앞두고 우선 조직 개편부터 단행한다. “총 인원 24명중 팀장급이상이 13명이에요. 이러다 보니 쓸데없이 갈라놓은 부서만 많죠. 신입 인력 충원 등을 통해 역피라미드 형태의 조직을 피라미드 형으로 바꾸고 필요없는 부서는 과감히 통·폐합할 겁니다. 일을 잘 하려면 우선 일하기 좋게 여건을 만들어야죠”

조직 개편은 빠르면 올해안에 끝낸다는 계획이다. 비어있는 사무처장 자리는 내년께 민간인을 공모로 채용할 예정이다. “재단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자리가 사무처장이죠. 민간에서 전문가를 데려와야 합니다. 공무원들의 공직 수행 방식과 예술계 업무는 상반되는 부분이 되는 많으니까요”

양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예술재단 이사장 집무실 상석에 놓여있던 쇼파가 치워졌다. 문화는 횡적 관계속에서 논의돼야 비로소 창작의 싹이 발아될 수 있다는 신임 이사장의 생각 때문이다. 그만큼 예술의 본질을 존중하고 기량 확대에 몰두하겠다는 의지를 표현이다. 임기 3년, 선택과 집중으로 능력있는 예술인을 지원하고 메세나·기금운영 활성화로 활동의 폭을 넓혀가겠다는 그의 야심이 어느 만큼 뿌리를 내릴 지 도내 문화인들의 눈길이 그에게 쏠리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