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미로운 상념 속에서 푸른 바다를 벗삼아 달려보자. 자전거 페달 밟을 힘이 남아 있을 때까지 달리며 세상이 준 가장 아름다운 자유, 여행을 즐겨보는 거야
 

기대만 안고 떠나자, 신기로운 길여행

“세계는 나의 학교. 여행이라는 과정에서 나는 수없는 신기로운 일을 배우는 유쾌한 소학생이다.” 시인 김기림의 글이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설령 좋아하지 않더라도 막상 떠나면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된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광고 카피처럼 어디론가 훌쩍 떠날 수 있다면 당장 떠나라. 불안과 기대가 교차한다면 ‘불안’은 방구석에 처박아 두고 ‘기대’만 갖고 오는 게 좋다.

제주에서 상쾌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해안선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해 보는 건 어떨까. 이왕이면 감미로운 풍경에 흠뻑 젖을 수 있게, 느림의 미학이 깃든 자전거 여행을 추천한다.

자전거 하이킹은 체력만 뒷받침 된다면 색다른 제주여행의 즐거움과 여행 경비도 줄일 수 있는 멋진 레저 여행이다. 게다가 자전거여행을 하기엔 제주도만큼 적당한 곳을 찾기 힘들다. 최근 제주도 자전거 여행이 학생층을 중심으로 유행이라도 된 것처럼 늘어나고 있으며 사이클링 동호회나 전문적인 산악자전거 모임에서도 제주를 선택할 만큼 제주는 자전거여행의 최적지다.

<자전거 코스 정하기>

▲ 쇠소깍
8월 휴가철을 맞아 자전거 일주에 나선 젊은이들이 제주로 몰려들고 있다. 사실 봄·여름이 자전거여행을 하기엔 가장 좋은 계절이지만 방학과 휴가일정 때문에 여름을 택하는 이들이 많다. 여행 코스는 며칠 동안 머무르냐에 달려 있다. 제주 해안을 잇는 일주도로는 230km. 해안지대 곳곳에 분포한 관광명소를 구석구석 둘러보려면 넉넉잡아 4박5일 일정을 추천한다.

자전거 타는 속도를 빨리하면서 선택적 관광지만 둘러본다면 3박4일 일정도 알맞다. 이보다 짧은 일정을 원한다면 관광지 수를 줄이거나 일부 구간만 선택해서 둘러보면 된다. 관광지에 관심 없다면 2박3일 정도로 해안 경치만 즐겨도 좋다. 허락된 시간이 1박2일로 짧다면 우도를 추천한다. 최근 젊은 하이킹족에게 우도는 필수 코스가 돼 버렸다. 우도 내에서는 자전거 타기가 편리하고 경치 또한 빼어나기 때문이다.

<여행 추천코스>

▲ 교산 해안도로
첫날 제주공항-이호해수욕장-협재·금능해수욕장-한림공원-수월봉(차귀도)
둘째날 수월봉-일괄리해안도로-송악산-용머리해안-안덕계곡-중문관광단지
셋째날 중문-외돌개-천지연폭포(새연교)-쇠소깍-큰엉해안경승지-표선
넷째날 표선해수욕장-제주민속촌박물관-섭지코지-성산일출봉-우도
다섯째날 우도봉-서빈백사-행원리풍력발전단지-김녕-함덕-사라봉-탑동-공항


자전거로 즐기는 '느림의 미학'


<자전거 여행 떠나기>

▲ 교산 해안도로
출발시 시계방향으로(동쪽) 정할지 반시계방향(서쪽)으로 정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있다. 제주도 자전거 여행객 대부분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반시계방향으로 라이딩을 즐긴다. 이렇게 달려야 해안을 따라 라이딩이 가능하며 시계방향일 경우 해안이 도로 건너편에 위치하게 된다.

변화무쌍한 제주 여름 날씨로 인해 달리다보면 꼭 한 번쯤 소나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 비는 자전거 여행에 약간의 불편함을 주지만 큰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한줄기 소나기는 뜨겁게 달아오른 몸을 식혀주는 단비와도 같다.

문제는 비보다 바람이다. 특히 비바람이 몰아칠 때는 애써 라이딩을 하지 말고 잠시 멈췄다 출발하든가 차로 이동하는 게 안전 및 체력을 위해서 바람직하다.

4~5일간 비교적 여유로운 일정이라면 꼭 해안도로가 아니더라도 구석구석 둘러보는 것도 좋다. 당일 목적지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라이딩을 하다보면 숨은 명소를 발견할 수도 있다.

제주도는 유명한 관광지보다 어느 곳을 찾아가던 그 길이 멋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자동차 여행에서 쉽게 놓쳤던 경관들이 눈에 쏙쏙 들어온다. 길가의 들꽃, 마을마다 한그루씩 서 있는 수백년 된 나무, 그 나무 아래 장기를 두는 할아버지들, 제주 특유의 돌담으로 만든 집, 간간히 보이는 초가집까지. 제주의 풍경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마을 점빵(구멍가게)에서 물 한잔 얻어 마시고는 앞에 놓인 평상에 앉아 있으면 지나가는 마을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는 모습도 정겹다. 혼자 하이킹을 하다가 뜻하지 않게 만나는 인연도 자전거 여행의 묘미다. “어디서 오셨어요” “며칠 동안 여행하세요” 등 오가는 대화 속에 일정을 맞추며 함께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자전거 하이킹에서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재미는 도처에 숨어 있는 맛집 기행(?)이다. 제대로 된 맛집 찾기는 인터넷 포털 ‘스폰서링크’ ‘사이트’ ‘지도’ 코너 말고 주요 포털 ‘카페’ 같은 커뮤니티에서 네티즌 추천, 입소문 맛집을 찾는 게 좋다.

자전거 여행 일정을 세울 때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 있다. 바로 숙박지를 정하는 것. 여름철 성수기에는 더욱 중요하다. 특히 제주도는 해가지면 아무리 좋은 라이트를 켜고 가더라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둡다. 따라서 해지기 전에 숙소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올레길 열풍으로 예약 없이 숙소 잡기가 힘들어졌다. 일부 여행객들은 숙소를 못 잡았거나 비용 절감을 위해 찜질방을 이용하기도 한다. 올레꾼들로 인해 바뀐 제주 숙소 문화 중 하나가 게스트하우스 탄생이다. 1~2곳 밖에 없었던 게스트하우스는 최근 20곳으로 늘었다.

자전거 여행의 묘미는 ‘야영’이라는 말도 있지만 체력 안배와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선 비교적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를 추천한다. 여름 성수기 게스트하우스는 혼자 온 여행객과 친구들, 가족들끼리 온 여행객들로 붐빈다. 여행이라는 공감대로 사람들에게 친근히 다가설 수 있고 함께 모닥불을 피우며 시원한 맥주 한 잔 기울일 수도 있다.

<우도에서 하룻밤>

섬 안에 또 다른 섬, 우도. 이곳을 가기 위해선 성산항에서 출발하는 배편에 몸을 실어야 한다. 자전거를 싣고 가는 비용을 포함해도 배삯(왕복 6500원)은 부담스럽지 않다. 성산항에서 출발한 페리호는 15분이면 우도에 도착한다.

우도에서 숙박 후 일출을 보고 섬 한 바퀴 둘러본다면 3~4시간이면 충분하다. 소가 드러누운 모습으로 떠 있는 우도는 푸른 초원과 검은 돌담 그리고 등대가 가장 제주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전국 유일의 산호로 이루어진 에메랄드 빛 해수욕장에 발 담그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전 내내 둘러보다가 오후 1시에 성산항으로 나오면 제주시내까지 오후 6시면 충분히 도착 가능하다.

<MTB 백배 즐기기>

교래리 임도= MTB 마니아가 추천하는 제주 최고의 MTB 코스는 교래리 임도(林道)다. 해발 500m가 넘는 곳이라 하이킹 내내 울창한 원시림을 만끽할 수 있다.
516도로와 1112번 지방도 갈림길에서 산굼부리 방향으로 1km쯤 가다보면 삼나무 숲 사이로 포장길이 나온다. 숲으로 접어들면서 완만한 경사의 비포장 도로가 나온다. 지형이 험하지 않고 군데군데 포장도로가 있어 초보자도 큰 어려움 없이 MTB를 즐길 수 있다.
5km쯤 내달리면 큰 돌로 만든 물찻오름(거문오름) 표지판이 나온다. 표지판에서 20분 정도 더 가면 정상이다. 총 연장 21km 길이의 MTB 하프 마라톤 코스인 셈이다.

16번 국도= 약간 긴 코스로 제주도청에서 성읍민속마을까지 이어진다. 한라산 중산간 지역을 관통하기 때문에 오름 등 제주 특유의 풍광을 실컷 맛볼 수 있다. 총 연장 55km. 아침 일찍 출발해 꼬박 하루는 잡아야 한다.


제주도 자전거 여행 팁


<TIP 1> 여행 전 준비물
△여행짐을 최소화 할 것. 5~6kg만 넘어가도 폐달 밟기가 버거워진다. △여름철이지만 강한 햇볕 때문에 얇은 긴팔 옷이 필요하다. △헬멧(자전거 대여시 무료 대여)과 고글(선글라스)은 필수. △소화제, 지사제 등 의약품(1회분) 및 썬크림 △우천시를 대비해 가방 레인커버, 카메라·지도 등

<TIP 2> 자전거 대여
용두암하이킹(건입동 ☎064-712-4990) 제주탑동자전거하이킹(건입동 ☎064-751-0946) 하이킹 제주도(용담3동 ☎064-712-4400) 자전거 세상(☎064-712-3614) 제주바이커스(☎064-711-4979) 제주도 하이킹(용담3동 ☎064-712-4400) MTB 렌트샵(삼도1동 ☎064-725-0368) 한라사이클(연동 ☎064-749-8510) OK 하이킹(오라1동 ☎064-755-1134) 등

자전거 대여 비용은 8000원부터 1만5000원까지 다양하다. 아무래도 가격이 높을수록 자전거가 가벼워서 힘이 덜 든다. 일반적으로 1만원을 많이 택한다. 1~2000원 아끼려다 몸만 피곤해진다. 자전거 대여점에서 지도나 비옷 등을 받을 수 있고 게스트하우스, 음식점, 관광지에 대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도외 관광객이 제주도로 자전거(대부분 접이식자전거)를 가지고 올 경우 K항공 이용시 김포공항에서는 포장비 2만5000원, 수화물운송비 1만6000원 가량 비용이 든다. 제주공항에서는 포장비 1만5000원(예약 필수)이다. 참고로 별도포장해서 A항공 이용시 추가 비용은 없다. 일부 마니아들은 자전거케이스를 구입한 후 제주시내에 있는 자전거샵으로 택배를 부탁하기도 한다.

마니아들이 즐기는 고급 자전거인 경우 가져와도 좋지만, 초보자인 경우에는 자전거를 가지고 오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현지에서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

<TIP 3> 자전거 안전수칙
△출발하기 전 브레이크, 핸들, 안장, 체인, 타이어 등에 대한 안전점검을 한다. △하루 하이킹 거리는 50㎞, 6~7시간이 적당하다. △거센 바람이 불 때는 가급적 하이킹을 멈춘다. 힘들거나 비가 많이 올 때는 차량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제주도 날씨는 변화가 심하므로 해지기 전 주행을 마치고 숙소를 잡는다. △숙박은 야영보다 유스호스텔, 민박 등을 이용하는 것이 체력적으로 도움이 된다. △체력 소모가 많으므로 식사를 꼬박꼬박 하고 물을 수시로 마신다.

<TIP 4> 무상수리 콜센터
오는 9월부터 제주시는 자전거 여행자와 시민을 위해 찾아가는 자전거 수리 콜센터를 12월까지 운영한다. 추자면과 우도면을 제외한 5개 읍·면에 자전거 정비교육과 지도자 교육을 이수한 자전거 전문가가 2명씩 배치돼 있다.

이들은 수리장비를 실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타이어의 펑크나 체인 풀림, 단순한 부품 교체 등을 무료로 해주고, 여행객들에게 관광 가이드 역할도 하게 된다.

여행 중 자전거 고장시 제주시 자전거 수리 콜센터 상황실을 환경관리과(☎064-728-3123)와 자전거21제주지부(☎064-724-1090)에 문의 서비스를 요청을 할수 있다. 시에서는 전화를 받으면  읍·면·동에 배치된 이들 자전거 전문가들을 보내 무상으로 수리한다.
개인업체로는 제주 전지역 출장수리 하이킹119 064-742-7119

<TIP 5> 저렴한 숙식 해결
추천코스에 맞게 자전거 여행객 추천 저렴한 숙박지(게스트하우스)와 제주도민이 즐겨찾는 음식점 위주로 가격대비 편의시설, 서비스, 맛 최고인 곳으로 골랐다. 특히 여름 성수기철 게스트하우스는 미리 예약을 해둬야 한다.

△숙박 협재마레게스트하우스(협재 ☎064-796-6116) 차귀도민박(수월봉 ☎064-772-5545) 대정 게스트하우스(대정 ☎064-792-6666) 나미송테마민박(오설록 ☎019-317-0531) 사이게스트하우스(대정 ☎011-516-3693) 산방산게스트하우스(용머리해안 ☎010-4299-9137) 장원민박(중문 ☎064-738-1110) 귤향기펜션(중문 ☎064-738-3515) 중문찜질방(중문 ☎064-738-6390) 태공각(서귀포 ☎064-762-2623) 제주하이킹INN(서귀포 ☎064-763-2380) 글라라민박(남원 ☎064-764-2888) 와하하게스트하우스(표선 ☎016-268-4948) 푸른민박(성산 ☎064-783-737) 게스트하우스 로뎀(우도 ☎064-782-5501) 산호풍경(우도 ☎064-783-3542) 동굴리조트(우도 ☎064-784-6678) 퐁낭(성산 ☎010-5265-8127) 소낭게스트하우스(월정리 ☎011-719-7149)

△맛집 화연이네식당(애월 ☎064-799-7551) 산방식당(모슬포 ☎064-794-2165) 덕승식당(모슬포 ☎064-794-0177) 원덕성원(서귀포 ☎064-732-3624) 삼보식당(서귀포 ☎064-762-3620) 용이식당(서귀포 ☎064-732-7892) 쌍둥이횟집(서귀포 ☎ 064-762-0478) 오는정김밥(서귀포 ☎064-762-8927) 어진이네(보목 ☎064-732-7447) 춘자싸롱국수집(표선 ☎064-787-3124) 가시식당(표선 ☎064-787-1035) 섭지해녀의집(섭지코지 ☎064-782-0672) 해뜨는집(성산 ☎064-784-8812) 백록회관(성산 ☎064-782-8001) 오조리해녀의집(성산 ☎064-784-7789) 소섬반점(우도 ☎064-782-5683) 해촌(성산 ☎064-782-4524) 해오름식당(제주시 ☎064-744-0367) 남춘식당(제주시 ☎064-702-2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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