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를 더해가는 편의점의 골목상권 잠식은 제주지역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지난 2002년 76곳에 불과했던 도내 편의점이 8년새 200여곳 넘게 늘었다고 한다. 업계 1위 보광 훼미리마트 165곳, GS25 96곳에 도내 브랜드인 킹마트 20곳, 여기에 업계 3위인 세븐일레븐이 최근 제주시 연동에 점포를 내고 제주에 상륙한 것이다.

소비자들이 편의점을 찾는 것은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물건을 소량으로 원하는 만큼 살수 있고, 현금인출과 휴대폰 충전, 복권 구매 등도 할수 있는 편의성 때문일 것이다.

요즘은 소규격·소포장의 신선식품으로 주부들을 끌어들이며 골목상권의 영역을 무너뜨리고 있다. 식료품과 생필품을 묶어 싸게 파는 ‘번들’상품과 같은 상술은 골목상권에 더욱 위협적이다.

골목상권의 영역까지 침범하는 대기업에 ‘기업윤리’를 호소하는 것은 쇠귀에 경읽기다. 골목상권이 살아남으려면 편의점을 뛰어넘는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데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정부가 골목상권 살리기 차원에서 추진하는 ‘나들가게’는 간판·판매대 교체 등 외양만 바꾸는데 그치고 있다.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상품을 싼값에 팔아야 경쟁력이 있는데, 상품·물류가 뒷받침되지 않으니 당연한 결과다. 앞으로 3년간 전국적으로 1만곳의 나들가게를 육성한다지만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는 ‘답’이 안나온다는게 이미 운영중인 ‘나들가게’ 에서 입증되고 있다.

정부가 ‘나들가게’와 중소도매점의 조직화를 통해 공동물류센터를 조성하고 가격경쟁력을 갖추기로 한것은 일단 바람직하다. 관건은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만큼 팔수있게 효과적인 상품·물류 지원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제주도 역시 팔짱만 끼고 있을 일은 아니다. 소비자들이 보다 편리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신선식품 등을 비롯해 편의점보다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골목상권에서 원하는 만큼 살수 있는 상품공급·물류체계 구축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것이다.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골목상권 업주들의 의식 제고가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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