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환경운동연합, 사방댐 건설공사 비판

▲ 남원읍 수망리 물영아리오름 뒷편 송천 사방댐 건설공사 현장.

[제주도민일보 김혜림 기자] 서귀포시가 하천습지 특성을 무시한 물가두기 사방댐 건설공사로 원형을 훼손하고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귀포시는 사업비 6억7600만원을 들여 지난 6월부터 남원읍 수망리 물영아리 북쪽 송천에서 산불진화용 헬기에 방화수를 공급하기 위한 '물가두기 사방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따라 자연적으로 형성된 송천 습지 저수용량을 1만6000t 규모로 확대하기 습지 하류에 콘크리트댐을 쌓아 물높이를 1m 높이고 습지 오른쪽 퇴적지를 준설해 저수면적을 넓히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남원읍 수망리 물영아리오름 뒷편 송천 사방댐 건설공사 현장.

제주환경운동연합은 8일 논평을 내고 "불필요한 사방댐 건설공사로 송천의 원형이 훼손되고 있다"며 사업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제주환경연은 "제주도 하천의 고유한 경관은 건천 속에 위치한 자그마한 소(沼)가 불연속적으로 형성되면서 그곳을 기반으로 식생이 어우러진 소규모 습지생태계가 특징"이라며 "이러한 물웅덩이들은 봉천수로서 용천수가 흔치않은 중산간 지역에서 제주도민들과 가축, 그리고 야생동물들에게 중요한 식수원으로 기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사방댐 건설공사로 송천의 원형이 심각하게 훼손돼 우거진 나무들로 하늘이 가려진 숲속의 고요한 호수였던 습지가 대규모 물통으로 전락해버렸고, 습지 호안이 전석쌓기로 마무리되면 땅과 물을 이어주는 핵심 생태연결고리도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제주환경연은 "이곳은 국제적인 보호지역인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물영아리 오름 습지와 1km도 떨어지지 않은 지역이고, 천연기념물 원앙이 서식하는 곳으로 사방댐 개발과 헬기 방화수 공급으로 훼손되는 환경영향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 남원읍 수망리 물영아리오름 뒷편 송천 사방댐 건설공사 현장.

이와함께 "사업지역 인근 헬기계류장에 임시 배치되고 있는 산불진화헬기는 약 4km 떨어진 한진그룹 소유 제동목장의 17만t 규모 저수지에서 방화수를 공급받고 있음에도 굳이 자연형 하천습지를 훼손하면서 소규모 저수지를 추가로 만들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제주환경연은 따라서 “이 사업은 소생물권이 중심을 이룬 제주도 하천습지 환경의 특성을 무시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에서 시작된 불필요한 사업으로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예산도 낭비하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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