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저지 농수축산비상대책위원회 33개 농민단체 1800여명 대규모 반대집회

[제주도민일보 이상민 기자] 4일 한중 FTA 2차협상이 제주 롯데호텔에서 이틀째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회의장 근처에선 농민들의 절규가 쏟아졌다. 농민들은 자신이 애지중지 키우던 농작물을 불태우며 격렬히 항의했지만, 정부는 5일에도 예정된 협상을 벌일 방침이다.

전국 33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한중FTA저지 농수축산비상대책위원회와 한중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인근에서 '한중 FTA 중단!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엔 농민 1800여명(경찰 추산인원)이 참여했다. 정치권에서는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원장과 민주통합당 장하나 국회의원이 함께 했다.

경찰은 1200여명의 병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은 회의장 입구엔 물대포 차량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들은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농민들은 항의 표시로 트랙터를 집회현장에 배치하려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무산됐다. 이어 감귤나무와 양파, 마늘 등 농산물을 불태우며 즉각적인 한중 FTA 협상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국민의 동의 없이 추진되는 한중FTA가 농수축산업을 희생양으로 삼아 국민의 목을 죄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촉즉발의 상황도 벌여졌다. 농민들이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롯데호텔에 진입하기 위해 폴리스라인을 넘어서 경찰과 몇차례 충돌이 이어졌다. 다행히 이날 연행사태 등 큰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농민들은 협상 마지막날인 5일에도 중문관광단지를 일대를 돌며 한중 FTA 폐기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한편 이날 외교통상부 FTA 교섭대표를 수석대표로 하는 한국 측 협상단과 위지앤화(兪建華) 상무부 부장조리(部長助理:차관보급)를 수석대표로 하는 중국측 협상단은 FTA 양허에서 제외하거나 관세를 부분적으로 감축할 민감 품목의 범위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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