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수 의원을 의장으로 9대 제주도의회 후반기 원(院) 구성이 진통끝에 마무리됐다. 전반기의 성과는 확대하고 과오는 씻어내 진정한 도민의 전당이 되기 위한 새 출발점에 선 것이다.

7개의 의원연구모임이 활성화되고 정책보좌진이 강화되면서 정책개발과 입법 기능이 강화된 것은 9대 도의회 전반기의 괄목할만한 성과라고 본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전면 무상급식을 이끌어 내는 한편 산남·산북간, 도시·농촌간, 신도심·원도심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조례를 제정한 것도 그러하다.

행정사무조사를 통해 해군기지가 15만t급 크루즈선의 안전한 입·출항이 사실상 어려운 ‘무늬만’ 민군복합항임을 밝혀내는 등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정부·해군의 일방적인 공사강행과 제주도정의 방관에 대한 대응이 미진한 한계도 드러냈다.

사기업의 돈벌이 캠페인에 불과한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에 ‘들러리’를 선 것도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도시계획조례 개정안 부결 사태에서 드러난 ‘로비’ 문제, 지역의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지역구 사업에 매몰되는 예산 ‘떡반나누기’, 지역 언론사와 각종 기관·단체 등과의 ‘짬짜미’ 등 고질적인 병폐도 그러하다.

박 의장이 밝힌대로 이제 혁신이 필요하다. 도민의 생활현장에서 호흡하는 민생·복지의회, 도정에 대한 절제된 견제와 균형을 토대로 한 소신있는 민주의회, 끊임없는 연구를 토대로 제주 미래를 가꾸고 현안을 해결해가는 일하는 의회로 거듭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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