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촛불 이어켜기 행사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제주해군기지 백지화를 염원하는 촛불이 밝혀졌다. 강정마을 멧부리 해안에서 타오른 촛불은 제주시까지 고스란히 이어졌다.

강정마을회와 강정지킴이, 읍면동대책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등은 지난달 29일 오후 7시30분 제주 중앙성당에서 ‘달려라 촛불! 힘내라 강정! 지키자 평화!’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앞선 28일 해군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열린 행사에 이은 두 번째로, 당초 탑동광장에서 예정돼 있었으나, 우천으로 인해 중앙성당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행사에는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신용인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문규현 신부,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 등 100여명이 자리했다.

풍물패 ‘신나락’의 길트기 공연을 시작으로 행사의 막이 올랐다. 공연에 이어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이 단상에 올라 지난달 28일 서울에서 열렸던 강정, 쌍용자동차, 용산문제 해결을 위한 비상시국회의 소식을 전달했다.

강동균 회장은 “이제 강정의 투쟁이 다시 전국으로 퍼져 온 국민이 제주해군기지의 실상에 대해 알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용기를 잃지 말고 힘내어 싸우자”고 다짐했다.

강 회장은 강정에서 타오른 촛불을 오영덕 제주환경연합 대표에게 전달했고, 오영덕 회장은 촛불을 대형초에 옮겨 점화했다. 이후 참가자들이 옆사람의 촛불을 켜주는 촛불 이어켜기 진풍경이 연출됐다.

다음으로 문규현 신부의 격려사가 있었다. 문 신부는 “우리는 지금 손에 촛불을 들고 있지만 마음에 타오르는 건 평화의 횃불”이라며 “그것은 횃불인 동시에 과거 선조들이 나라의 위기를 알릴 때 쓰던 봉화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문 신부는 이어 “강정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는 갈등이 격화되고 전쟁분위기가 고조될 것”이라며 “제주가 또 다시 야만의 섬, 비극의 섬이 되는 것을 결사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신부는 “전국 방방곡곡에 평화의 촛불, 평화의 횃불이 타올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하나 의원도 단상에 올랐다. 장 의원은 “해군기지 특위를 위한 활동에 매진한 결과, 108명의 서명을 받았지만 여당의 반대로 개원과 동시에 특위를 구성하려던 계획은 이루지 못했다”면서도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150명 의원 서명을 달성해 반드시 해군기지 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장 의원은 또 “전국에서 진행될 촛불문화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다음 달에 진행될 ‘강정평화대행진’ 역시 많은 이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알려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강정에서 타오른 촛불은 2일(오늘) 해남으로 옮겨진 뒤 순천, 광주, 무안, 김제, 군산, 청주, 부산 등을 거쳐 27일 서울에서 밝혀질 예정이다. 이후 30일부터 8월 4일까지는 제주도 한 바퀴를 걷는 ‘강정평화 1만 대행진’ 행사가 열리게 된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