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오 박사팀 지난해 이어 운문산반딧불이 대규모 서식 확인

[제주도민일보 이상민 기자] 대표적 환경지표종인 반딧불이의 대규모 서식 장면이 제주에서 다시 관찰됐다.

26일 제주도에 따르면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 권진오 박사팀이 올해 제주시험림을 비롯해 서귀포시 중산간 지역 일대를 조사한 결과, 운문산반딧불이가 서귀포시 중산간 지역에 골고루 퍼져 있으며 4~5곳에서 집단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권 박사팀은 지난해에도 제주시험림에서 운문산반딧불의 최대 개체군을 발견한 바 있다. 이후 권 박사팀은 서귀포시 중산간 지역 일대에서 반딧불이가 목격된다는 제보를 접하고, 이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조사를 벌여왔다. 권 박사팀은 6월18일부터 20일까지 3일에 걸쳐 제보 지역 일대를 조사하던 중 하원동 법정사, 돈내코계곡, 영남동 일대, 천지연폭포, 안덕면 군산 등지에서 수만 마리의 반딧불이가 점멸성 발광을 하며 비행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권 박사는 “서귀포시 중산간지역은 자연환경이 잘 보전돼 있으며 강우량이 다른 지역보다 많아 반딧불이의 먹이자원이 되는 달팽이류가 서식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반딧불이 대규모 출현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반딧불이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지만 서식지 환경에 민감해 그 수가 감소하고 있다”며 “반면 제주도는 서식지가 새롭게 발견되고 있고 개체군 또한 육지부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제주도의 청정성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또 “중산간 지역 일대 서식지를 잘 보호하고 관리한다면 서귀포시 지역의 야간 생태관광자원으로서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앞으로 반딧불이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보호대책 마련을 위한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똥벌레’라고 알려져 있는 반딧불이는 대표적인 환경지표종이다.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것은 몸속의 루시페린이라는 발광물질 때문으로 산소와 만나 산화하면서 생기는 에너지가 바로 연두색의 빛이다. 우리나라에는 최근 애반딧불이, 늦반딧불이, 운문산반딧불이, 파파리반딧불이 등 4종만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제주에서 발견된 운문산반딧불이는 국내에 서식하는 반딧불이 중 발광하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고 평이 나있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