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지 2년도 안돼 물이 줄줄새고 곰팡이가 피는 제주아트센터 문제가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도마에 올랐다고 한다. 제주시가 아트센터 지하2층을 연습실로 쓰는 제주도립합창단과 교향악단 연습실을 따로 만들기 위해 애월읍 하귀리 옛 농업기술센터 건물을 리모델링하는데 추경예산안 2억원을 포함해 5억원이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이미 지난해 12월 본보가 현장취재를 통해 상세히 보도하고 제주도감사위원회의 감사 등을 통한 책임규명과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바 있다. 국비 20억원과 지방비 294억원 등 무려 314억원을 들여 지은 아트센터가 지난 2010년 6월 문을 연지 1년 6개월만에 지하에 물이 새고 곰팡이가 피는 것은 말이 안되는 노릇이다. 특히 지하2층 제주도립합창단과 교향악단 연습실은 빗물이 새고 습기가 차는데다 환기도 제대로 되지않아 제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다.

윤두호 교육의원이 지적했듯이, 제주지역 문화·예술의 요람으로 공연과 연습이 한곳에서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아트센터를 건립했는데, 5억원이나 들여 제주도립합창단과 교향악단 연습실을 따로 만들고 있는 것은 원칙적으로 맞지않는 일이다. 그럼에도 “공연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연습실을 따로 만드느니 그 예산으로 아트센터를 보수하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죽했으면 그러겠느냐”는 오홍식 부시장의 답변은 문제의 심각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더욱 답답한 것은 아트센터 관리를 맡고 있는 제주도와 제주도감사위가 이 문제가 드러난지 6개월이 넘도록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땜질 보수공사나 제습기 설치·환기 등 임시방편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님에도 여태 원인규명을 통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제주도감사위는 당장 아트센터에 대한 즉각적인 감사를 통해 설계와 시공과정 등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책임을 규명해야 할것이다. 이는 부실공사와 관리소홀 등으로 인한 이는 제2, 제3의 ‘물새는 아트센터’가 없게 하고 아까운 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막는 차원에서도 서둘러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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