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 치러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앞두고 도내 일선학교에서 벌어지는 파행적인 교육행태는 실적주의에 찌든 교육행정의 대표적인 단면이다. 입만 열면 떠드는 창의·인성교육은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점수 올리기만을 위한 문제풀이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 학교의 현실이다.

지난 24일 전교조 제주지부가 성명을 통해 밝힌 파행적인 교육의 실상은 기가 막히다. ‘0교시’와 점심시간에 문제풀이를 시키는 것은 기본이고, 음악·미술·체육 등 창의재량수업시간도 학업성취도평가시험 이후로 미루고 점수 올리기에 매달리고 있다.

서귀포시 각 초등학교는 서귀포시가 지원한 예산으로 특별학습반을 꾸려 방과후나 주말에 4~6학년을 대상으로 기초부진아 보충수업을 하고 있으며,다른 대다수 학교들도 비슷한 실정이라고 한다. 오로지 점수를 올리기 위해서 아이들을 문제풀이 기계처럼 만드는게 과연 ‘교육’이라고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수 없다.

이러한 파행적 교육 행태에 대한 근본적인 책임은 실적주의에 매몰된 교육과학기술부와 제주도교육청에 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시험성적을 반영해 예산을 배정하는 교과부, 학교·교사 포상과 평가 반영 등을 통해 시험성적을 올리는데만 매진하는 도교육청이 비뚤어진 무한경쟁과 서열화교육의 주범이다. 오로지 문제를 잘풀어서 친구들을 추월해 올라서야 하는 이런 교육풍토에서 자란 아이들이 자라서 과연 무엇을 할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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