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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부머(echo-boomer)와 지식서비스 산업[칼럼] 현창희 / ETRI 사업화본부장
▲ 현창희

리만 브라더스(Lehman Brothers)와 메릴린치(Merrill Lynch) 파산으로 초래된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는 유럽으로 전파돼 여전히 위험의 불씨를 잉태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경제의 글로벌화 진전으로 한 국가의 위기는 유럽만이 아니라 전세계에 대한 도미노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 때문에 더 위협적이다.
이에 따라 불안하게 유지되고 있는 위기 속에서 전 세계 시민들은 고용에 대한 불안으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고용은 튼튼한 가정을 만드는 수단이며, 건강한 사회를 구축하고 부강한 국가를 건설하는 일차적 조건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우리의 경우에도 과거 지속적인 산업 확장으로 고도성장이 이뤄지던 시기에는 고용은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적절한 교육을 통해 업무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육체적인 강건함과 업무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가 문제였다. 그러나, 범세계적 경제성장 둔화와 고용의 큰 축을 담당했던 제조업의 생산설비 자동화 진전 등은 고용을 크게 둔화시켜 본격적인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고용불안 문제는 과거와 달리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육체적으로 정상적 역량 발휘가 어려운 사람들이 아닌 청년층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최근 일부 기업들 및 기관들을 중심으로 고졸자 채용이 큰 붐을 이루고 있으나 이는 대졸자 채용을 고졸자로 대체한 것으로 전체적 고용불안 해소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사료된다. 물론, 이러한 경향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적어도 10년 이상 지속된다면 국가 차원에서 교육시스템의 변혁을 통해 사회적 낭비요인을 줄여 나갈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한다.

며칠 전 한 경제연구소는 ‘에코 부머(echo-boomer)’세대인 청년들이 취업난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발표해 청년실업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에코부머는 전후 출산 붐으로 태어난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자녀란 뜻에서 ‘메아리(echo) 세대’라 한다. 이들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력으로 획득된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풍요 속에서 해외 연수나 유학 등을 통해 사회적 다양성을 몸으로 체득하고 글로벌 마인드까지 갖추는 등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

또한, 이들은 다양한 전자기기의 사용에 대단히 익숙하다. 그렇지만 이들은 적정한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강건한 육체 등 과거 산업사회의 성장기에서 요구됐던 고용조건 이상의 능력을 보유함에도 불구하고 원활하게 사회진출을 하지 못함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는 궁극적으로 실업을 증가시켜 경제적·사회적 활력 저하와 가정적, 사회적, 정치경제적 문제를 야기할 개연성을 내재한다.

청년실업 문제의 발생 원인과 그에 대한 대책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와 의견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에코 부머들이 지니는 본질적인 특징 즉, 고학력과 글로벌 마인드,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 각종 전자기기 이용능력 등을 기초로 접근하는 것이 대안 마련을 위한 필수 요소라 하겠다. 이들이 지니는 특징에 적합한 산업군은 지식서비스 산업이 대표적이다.

지식서비스 산업이란 ‘축적된 인간의 지식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통신, 금융·보험, 컨설팅, 교육, 보건·사회복지, 엔터테인먼트·문화·스포츠 관련 서비스가 해당된다. 이 산업들은 대단히 소프트한 특징을 지니며, 노동집약적인 중소기업 형태로 많이 운영된다는 점에서 고용측면에서도 매력적이다. 이들은 개별적으로 또는 서로 융합해 기존 서비스나 제품에 창의력을 부가해 부가가치를 증대시킨다. K-pop은 공연서비스에 유튜브 등 동영상 서비스와 트위터 등 소셜서비스를 연계시켜 지역적·언어적 한계를 극복했다. 특히, 유튜브의 조회 수를 분석해 유럽의 공연장소를 섭외한 것은 기존 공연서비스에 창의력을 부가한 대표적 사례이다. 이를 고려할 때 에코부머의 본질적 특징들은 지식서비스 산업에 가장 적합한 DNA라고 사료된다. 이들의 특징들을 잘 결합할 때 창의적인 고부가가치 제품과 서비스가 탄생될 수 있다.

지식서비스 산업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열린 무선인터넷의 보편화로 제품 및 서비스의 창출과 제공의 즉시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에코부머들은 고학력자로서 자유로운 언어능력과 타문화에 대한 이해가 크고, 전자기기 이용에 대단히 익숙하기 때문에 지식서비스 산업 진흥을 위한 역량발휘가 기대된다. 따라서, 에코부머들의 특징을 마음껏 발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 이들에 가장 적합한 실업대책이 될 수 있다. 산업의 가치사슬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상향 이동하고 있음에 따라 향후 고용구조의 소프트화도 필연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창의적 아이디어 기반의 지식서비스 비즈니스 기회가 확대되는 시점에서 에코부머들의 자유로운 역량 발휘를 위한 지식서비스산업 생태계 조성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현창희  chhyun@e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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