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의 특성화고 정책이 제주도의회에서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본질적인 목적과 사회적 여건·수요 등을 감안하지 않은채 ‘주먹구구’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도내 10개 특성화고의 평균 취업률은 20.7%인 반면 진학률은 70.3%로 특성화고 설립목적에 비춰볼때 주객(主客)이 전도(顚倒)된 실정이다. 특히 4개 거점특성화고 가운데 하나인 제주고는 취업률이 10.5%에 불과해 상업분야 취업률이 21.5%인 제주여상과 미용분야 취업률이 55.1%인 한국뷰티고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

게다가 10개 특성화고 가운데 취업률이 가장 낮다고 하니 거점 특성화고 지정 타당성이 의심스럽다. 그럼에도 도교육청은 학생과 학부모·동문 등의 일반계고 체제개편에 대한 요구를 외면하고 특성화고를 고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성화고 졸업생들의 취업 전망도 그리 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도교육청의 특성화고 직업교육 업무계획에도 도내 고졸이하 중기 인력수요가 -1.6%로 감소추세라고 한다. 학과 개편과 산학협력, 교육방법 개선 등의 노력으로 취업률을 높이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때문에 특성화고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는 현우범 의원의 주장은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제주고와 2014년까지 일반계고로 전환하기로 했다가 유보된 함덕고를 비롯해 경쟁력이 없는 특성화고를 일반계고로 전환하고 경쟁력이 높은 특성화고는 집중적으로 키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육정책은 도교육청이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여건과 변화의 흐름에 맞춰갈때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선학교와 교사·학생·학부모·동문은 물론 관련단체를 비롯한 지역사회와 ‘호흡’이 진정한 교육자치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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