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16경|오페라 무대 디자인|독일, 베를린 국립미술관

프리드리히 싱켈(1781~1841)은 베를린의 웅장한 건축물들을 설계했던 프러시아의 신고전주의 건축가 겸 화가였다. 그는 브란덴부르크에서 태어났고 베를린에서 프리드리히 길리의 제자가 됐다.

1810년 베를린 미술전람회에서 싱켈은 자신이 회화에서는 결코 대가가 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건축으로 돌아섰고, 이후 노이에 바헤, 잔다르멘마르크트에 있는 베를린 왕립극장, 구(舊) 박물관을 설계했다. 고전의 부활을 지지했던 그는 고대 그리스 신화와 건축의 표현법을 기반으로한 독일 특유의 양식을 보여주었다.

위 그림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의 마지막 장을 위한 무대 배경으로 그려진 것이다. ‘마술피리’에서 자라스트로는 지하세계의 왕 이시스와 오시리스의 제사장이며, 파미나와 다른 인물들을 밤의 여왕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도록 해주는 인물이다. ‘마술피리’의 대본을 썼던 시카네더, 모차르트, 싱켈은 모두 프리메인슨단(團)의 회원이었다.

내용면에서 프리메이슨주의를 표방하는 오페라 ‘마술피리’에는 계몽주의적인 모티프들이 반영돼 있는데, 자라스트로는 불합리한 무지를 극복하고 이성, 지혜, 밝은 통찰력으로 국민을 통치하는 군주를 상징한다. 기둥에 조각된 동물들은 지하세계의 보호자이다.
싱켈은 이런 식으로 그리스 신전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고, 실제 건축물에도 이를 흔히 사용했다. 전기를 일으키는 것처럼 표현된 하늘을 압도하고 있는 그림 속 건축물은 계몽된 그리스 정신에서 비롯된 정의와 질서를 상징한다.

발췌=「명화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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