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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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오면 꼭 찾는 제주음식 만들려면 정책+개발+보전향토음식 전통 벗고 변신 시도 필요
정책 뒷받침 필수···외식업계 자구노력도

여행에 있어서 ‘음식’은 매우 중요하다. 여행객들이 내린 음식 평가가 그 지역의 이미지를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각 나라 관광지들은 바로 이점을 주목하고 있다. 여행객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지역의 특색을 살린 음식을 선보인다. 우리나라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맛의 고장이라는 전라도는 향토음식 개발은 물론, 지역의 특성을 살린 명품 외식 업소를 육성하고자 대표음식점을 지정한다.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이하겠다는 제주도 또한 제주음식의 질과 외연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 중이다. 민선 5기 우근민 제주도정은 향토음식에 방점을 찍었다. 우 도정은 향토음식 개발을 통한 식품산업육성방안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제주음식은 현재 어디로 향해가고 있을까. 본지가 제주음식의 현실과 정책을 되짚어보고, 개선점은 없는지 살펴봤다.

△제주향토음식의 딜레마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제주 음식들로는 어떤 메뉴가 있을까. 대표적으로 옥돔구이, 자리물회, 갈치국, 흑돼지구이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깅이범벅, 반지기밥이 제주음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옛 제주 사람들이 즐겨먹던 ‘제주향토음식’들이지만 현대인들에게 다소 낯설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향토음식이 갖는 중요한 의미 중 하나가 그 지역의 특색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여행객들의 욕구와도 맞아떨어진다. 관건 중 하나는 수많은 향토음식 중 여행객들을 지갑을 열 수 있는 메뉴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지난해 제기된 주영하 한국학중안연구원 한국대학원 민속학 교수의 주장을 되짚어 보면 제주향토음식이 처한 딜레마가 무엇인지를 엿볼수 있다.

주 교수는 지난해 11월 제36차 제주학회 전국학술대회에서 “제주는 옛부터 잡곡밥과 된장를 재료로 한 국, 바다에서 나는 재료를 이용한 반찬, 메밀을 재료로 한 분식과 죽이 많다”며 “반면 관광객들은 쌀과 고기·회를 위주로 한 기존 육지식 밥상에 길들어져있다. 제주향토음식에 관심은 갖지만 실제 사먹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메뉴는 각종 회와 갈치·고등어·성게·전복 등을 재료로 한 음식들로 ‘관광음식’이라고 덧붙였다.

주 교수가 말하는 향토음식은 음식의 전통, 역사성을 강조한 측면이다. 향토음식이란 그 지역에서 오래도록 전해져 내려오는 음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역사·전통성만을 갖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제주도식품산업과 관계자는 “그 지역에서 나는 농·축·수산물을 활용해 만든 음식이라면 모두 향토음식 범주에 속한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의 설명대로라면 주 교수가 말한 관광음식 또한 제주향토음식이다.

때문에 관광도시를 지향하는 제주도가 제주향토음식의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선 전통음식의 ‘변형’에 초점을 맞추고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시 주 교수도 “향후 제주음식 문화 연구는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실질적인 ‘관광지 메뉴’ 개발이 돼야 한다”며 “제주전통음식을 현대화 시킨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한 바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당장 관광객들이 덜 찾는다는 이유로 옛부터 전해내려오는 제주향토음식의 보전업무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학술·문화적으로 가치가 뛰어난 만큼 제주향토음식의 원형을 보전하고 계승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한편에선 제주향토음식의 원형을 보전해 여행객들에게 향토음식의 역사를 알리고, 또 다른 한쪽에선 제주향토음식을 현대식으로 개발하는 등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조리사 양성·외연 확대·인증제 도입 숙제 숙제 숙제
제주음식의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제주도정의 실효성있는 정책이 뒷받침 돼야 한다. 제주도는 지난 2009년 향토음식의 계승 발전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 향토음식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제주도는 또한 이 조례에 따라 제주지역 특산물을 이용하는 한편, 지역의 독특한 조리법을 갖춘 음식점을 향토음식점으로 지정하고 있다.

향토음식점으로 지정된 곳은 2년간 2000만원의 시설 개·보수비가 융자 지원되며 향토음식점 표지판과 안내간판 설치 및 도정 홍보물 등에 수록되는 기회도 부여된다.

그러나 단순히 시설 개보수 지원책으로는 제주향토음식 개발·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 고철수 책임연구원은 ‘제주 향토음식 세계화 방안’ 연구보고서를 통해 향토음식점에 대한 인증제를 도입, 제주향토음식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고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아무리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갖추었다고 해도 경험이 부족한 조리사의 손에서 제주의 맛이 제대로 나올 수 없다. 오히려 저급한 요리로 제주음식의 이미지가 나빠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제주향토음식 전문 조리사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 강방왕 먹거리 지구 조성 계획’은 기대되는 제주음식 정책으로 손꼽힌다.

도는 다양한 먹거리를 통해 제주관광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제주 향토음식에 대한 세계화 기반 구축을 위해 오는 2014년까지 도내 외식업 밀집지역 2곳을 특색있는 외식지구로 조성, 관광자원화할 계획이다. 음식 메뉴 개발보다는 규모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다.

도는 지난 2월말까지 각 행정시별로 지구지정 신청을 받았다. 제주시에서는 해안도로와 함덕 서우봉 지역이 서귀포시에서는 방어축제장 인근 지역과 아랑조을거리 등 모두 4곳이 접수했다.

그러나 이들 지역 모두, 지구 선정에 난항을 겪고있다.

도 식품산업과 관계자는 “지구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외식업소 숫자가 어느정도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로선 부족하다는 판단이 든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우수 외식지구 지정로 되기위해선 조리기능사 및 영양사 등 자격증 소지자 1명 이상 보유한 외식업소가 지구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해야 하는데 4곳 모두 자격증 소지지 비율이 70%를 밑도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정부에 요건을 완화해달라고 건의했지만, 식당들의 자구 노력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녹차 냉채소스에 생선회 찍어먹어봤어요?

맛깔스런 제주향토음식을 더 맛있게 먹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향토음식 베스트 소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제주도는 ‘향토음식 베스트 소스’ 25종을 개발했다. 향토음식 베스트 소스는 제주대학교, 제주한라대학교, 향토음식전문가, 호텔조리사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이 개발했다.

소스 종류로는 야채용으로 선인장소스, 금귤소스, 알로에된장딥소스 등 7종이다. 돼지고기, 말고기 등 육고기용으로는 깨된장소소, 복분자와인된장소스, 제피찜소스 등 10종이 개발됐다. 이와함께 해산물, 생선회용으로도 녹차 냉채소스, 마늘홍고추된장소스, 알로에고추장소스 등 8종이 엄선됐다.

레시피는 4∼5인분을 기준으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소스별 재료량과 만드는 순서 및 방법을 자세하게 제시돼있고, 완성된 소스의 원색을 볼 수 있도록 완성 제품의 사진도 동시에 수록돼 있다. 레시피가 담긴 책자 300부는 도내 관광호텔, 향토음식점 등에서 만날수 있다.

이상민  lee@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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