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주년에 부쳐

우리는 올곧은 진실과 그에 터잡은 진정한 소통으로 제주공동체를 살찌우는 밑거름이 되겠다는 창간때의 약속을 거듭 다짐한다. 가려지고 왜곡된 진실의 ‘맨얼굴’을 세상에 들추어내고, 생산적인 비판과 건강한 담론을 통해 이 땅 제주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을 잇는 소통의 문이 열릴때 제주공동체의 보다 밝은 미래를 담보할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더욱 굳세게 움켜쥔다.

민주사회 공공의 선과 가치가 지역신문이 추구해야 할 최소한의 사명이라는 믿음 또한 그러하다. 권력의 부당한 횡포를 감시하고, 진실의 바탕위에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려 공정성과 최소한의 상식 등 민주사회의 가치를 지키며 살아가는 제주공동체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건강한’ 신문을 만들어 가겠다는 다짐이다.

일그러진 제주의 초상
정부가 지정·선포한 세계평화의 섬 제주에 공권력을 동원해 강정마을 주민들을 비롯한 국민들을 억압하며 무지막지하게 강행되는 해군기지는 화해와 상생의 4·3특별법 정신, 평화·인권·환경·생명의 인류보편적 가치들에 대한 상식과 믿음을 혼란스럽게 한다. 이승만 1인 독재체제 구축을 위한 반공 이데올로기의 광풍속에 3만여명으로 추산되는 무고한 제주도민들이 국가공권력에 희생됐던 한국현대사 최대의 비극 4·3을 강정 해군기지에서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엔 국가안보라는 이름으로 ‘몸집불리기’ 욕심을 채우려는 국방부와 해군과 ‘1948체제’의 부활을 꿈꾸는 이명박 정권을 비롯한 극우보수세력, 국가를 넘나들며 이익을 챙기는데 여념이 없는 군산토복합체(military-industrial-constructive complex)의 욕심이 똬리를 틀고 있다. 국민들이 잠시 빌려준 권한을 행사하는 정부가 스스로를 국가인양 착각하며, 주인인 국민들을 억압하는 민주주의의 비극의 현장이 강정인 것이다.

정체모를 뉴세븐원더스(N7W)재단 이사장 버나드 웨버가 만든 사기업 뉴오픈월드코퍼레이션(NOWC)이 벌인 돈벌이 캠페인에 수백억원의 혈세를 탕진한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에도 앞뒤를 안가리는 ‘치적’에 대한 욕심이 자리하고 있다. 사실상 국내전화로 밝혀진 투표전화와 무제한 중복투표 등 공정성·객관성 문제 등을 비롯해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당한 문제제기마저 무시하고 덮으려고만 하는 용렬함이 판을 칠 뿐이다.

아무리 감추고 덮으려해도 객관적 사실에 민주사회 공공의 선과 가치가 더해진 진실은 본래의 모습을 드러낸다. 때론 더디고 힘에 부칠지라도 결국은 민주적 가치와 건강한 상식이 사회를 지배하게 된다는 것은 우리 역사의 경험이자 공동체를 유지·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이는 본보가 창간 2주년을 맞아 실시한 도내 각계인사 200인 설문조사 결과와 맥을 같이한다. 각계인사들은 해군기지와 세계 7대경관 등 당면 현안문제들에 대한 우근민 도정의 접근법이 틀렸음을 냉철하게 지적했다.

해군기지는 당장 공사중지명령을 내리고 국방부·해군과 지역국회의원, 제주도와 도의회, 지역주민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해법을 찾으라고 주문했다. 해군에 씨알도 먹히지 않는 15만t급 크루즈선 입출항 시뮬레이션 재현에 매달리면서 청문이 끝난지 두달이 넘도록 공사중지명령을 내리지 않고 ‘윈 윈’ 해법을 노래하는 우 도정이 틀렸다는 얘기다.

7대경관 선정 문제에 대한 각계인사들의 입장도 단호했다. 응답자의 63.5%가 문제가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가운데 38%가 감사원 감사결과 등을 토대로 한 책임규명과 문책을, 37.5%가 ‘타이틀’은 활용하되 책임규명을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진실에 대한 고백과 사과는 외면한채 7대경관 인증식 행사다 뭐다 호들갑을 떠는 우 도정에 냉정한 경고를 보낸 것이다.

진실과 상식이 이긴다
각계인사 200인의 이러한 인식은 민주사회의 가치와 상식이 제주사회 구석구석에 살아숨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자, 건강한 공동체 가꾸기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라 본다. 창간 2주년을 맞은 오늘 우리는 객관적 사실을 토대로 올곧은 진실과 바른 가치를 추구하고, 최소한의 상식과 룰이 지켜지는 건강한 제주공동체를 위한 파수꾼의 역할을 위해 스스로를 더욱 준열하게 채찍질할 것을 거듭 다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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