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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주년 특집]제주 ‘환경올림픽’ 코앞…강정에선 환경파괴 ‘아이러니’9월6~15일 ICC JEJU 등 제주 일원서 개최
180개국 정부기관·NGO·환경전문가 1만명 참가
21세기 기후변화 대응 등 ‘제주선언문’ 채택 추진
‘세계환경수도’ 기반 구축 …제1호 인증 목표

오는 9월6~15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환경올림픽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WCC·World Conservation Congress)가 8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9월의 초가을이 되면 180여개 국가의 정부기관, 비정부기구(NGO), 환경전문가 등 1100여개 단체 1만여 명이 보물섬 제주를 찾는다. 2012 WCC는 지난 2008년 창원에서 열린 람사르총회의 4배 이상 되는 대규모 국제회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WCC는 글로벌 환경단체이자 국제비영리단체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이 4년마다 개최하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환경분야 회의다. 이번 총회는 열흘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 등 제주 일원에서 ‘자연의 회복력’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WCC는 정부기관·NGO·환경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구의 자연환경 보전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제 토론과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장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총회 참가자들은 서로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지구촌의 환경정책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게 된다.

초반 열세 극복 제주 유치 성공
총회 개최지 선정은 영구적인 국제연합(UN) 옵서버 참가자격을 갖춘 IUCN이 맡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번 총회를 유치하기 위해 지난 2006년 환경부가 IUCN 국가회원으로 가입했으며, 2008년 9월에는 제주도가 회원가입을 마쳤다. 이후 같은 해 10월 당시 김태환 제주도지사와 김용하 도의회 의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제4차 WCC에 참석,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 IUCN 사무총장을 만나 차기 총회를 제주도에서 개최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같은 해 11월과 2009년 1월 IUCN에 총회 유치의향서를 발송하고, 6월에 유치제안서를 제출했다.

처음 유치를 결정하고 유치활동을 시작했을 때만해도 제주도의 총회 유치가능성은 매우 낮았다. 경쟁지인 멕시코 칸쿤이 세계적인 관광휴양지로서 지명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제4차 총회에 이어 재도전한 상태인데다 유치활동에도 먼저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9년 7월 범정부 유치실무위원회를 구성한 데 이어 관계부처와 국회, 산업계 등의 저명인사로 조직된 유치위원회(위원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치밀한 유치 및 홍보전략을 마련해 활동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서서히 반전되기 시작했다. 같은 해 7월부터 9월까지 제주를 중심으로 총회 유치를 지지하는 서명운동을 벌여 전국적으로 130만명의 서명을 받아낸 것도 IUCN에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요인이 됐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제주도는 결국 2009년 11월 스위스 글랑에서 열린 IUCN 이사회에서 WCC 유치라는 값진 성과를 얻어냈다.

각계 망라 ‘WCC 범도민지원위’ 발족
총회 유치가 확정되자 2010년 1월 제주지역 종교계와 경제계, 학계, 기관·단체 등을 망라한 각계 대표 160여명이 모여 2012 WCC 범도민지원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위원회는 회의기획·친환경교육·클린제주 등 12개 분야별로 지원활동에 나서고 있다.

국회와 정부 역시 WCC 성공적 개최지원을 위해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 지원특별법과 시행령’을 제정했다. 또한 특별법에 따라 2012 WCC 조직위원회가 구성돼 총회개최 준비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종합계획 수립, IUCN 협력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제주도는 2012 WCC 성공적 개최 지원을 위해 마일리지제 운영 등 자원봉사 지원체계 강화방안을 마련, 추진하고 있다.

2012 WCC 조직위는 오는 9월 총회에서 21세기 기후변화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전, 인류복지, 녹색성장, 21세기형 자연보전의 정책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제주선언문’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WCC 역사상 첫 선언문으로 기록될 것이다.

또 한국적 특성을 반영한 의제로 세계적 환경자원인 비무장지대(DMZ)와 백두대간을 부각하는 한편, 황사, 해양오염, 한반도 서남해안 생태축 보호 등을 이슈화해 국제사회 공조를 통한 해결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 IUCN 사무총장은 DMZ에 대해 “2900여종의 식물과 70여종의 포유동물, 320여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는 DMZ는 동북아시아에서 사람이 손길이 닿지 않는 지역 중 하나”라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세계적 유산과 자산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전 세계 환경관련 인사 대거 참가
제주도는 오는 9월 WCC를 계기로 ‘세계환경수도’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2012 WCC 제주형 의제로 ‘세계환경수도분야 모델도시 조성 및 평가인정 시스템 구축’이 채택될 수 있도록 한 뒤, 오는 2020년 IUCN으로부터 제1호 세계환경수도 인증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유네스코 국제보호지역 통합관리체계 구축 △세계적으로 독특한 용암 숲인 곶자왈의 보전방안 △제주 하논분화구 복원 및 보전 활용 △바다생태계 지킴이, 제주해녀 생업의 지속보존 등을 제주형 의제로 내세웠다.

이번 제주총회에는 환경전문가와 정부기관, NGO 관계자 등 전 세계 환경관련 인사들이 대거 참가할 예정이다. 5월말 현재 WCC 참가등록한 사람은 모두 200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총회기간인 7~11일에는 워크숍, 지식카페, 포스터전시 등을 통해 환경현안을 토의하는 ‘세계보전포럼’과 세계 저명인사들이 청중과의 대화를 통해 미래 환경비전을 제시하는 ‘세계리더스대화’가 마련된다. 이어 8~15일에는 ‘회원총회’가 진행된다.

특히 이번 WCC에서는 역대 총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세계리더스대화’가 기획돼 눈길을 끈다. 이 행사는 △기후변화 △보전과 빈곤 △녹색성장 △자연과 식량안보 △자연보전이라는 5개 대화주제를 갖고 국내·외 저명인사의 환경관련 강연 및 청중 참여 질의응답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내 주요 인사로는 한승수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의장과 양수길 녹색성장위원장, 유영숙 환경부장관, 이석채 KT 회장이 참석하며, 국외 인사로는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과 아킴 슈타이너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 브라울리오 페레이라 데 소우자 디아즈 유엔생물다양성협약(UNCBD) 사무총장, 헬렌 클라크 유엔개발계획(UNDP) 총재, 뤼크 냐카자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사무총장이 자리할 예정이다.

사상 처음 동북아지역서 열려
2012 WCC는 1948년 첫 총회가 개최된 이래 60여년의 WCC 역사상 처음으로 동북아시아지역에서 열리는 행사다. WCC 개최에 따른 전체 경제 파급효과만도 3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WCC조직위원회는 이번 총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우수한 자연유산과 저탄소 녹색성장 등 선진 환경정책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주는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달성하며 이미 세계적 청정 환경도시임을 입증 받았다. 게다가 지구촌 환경올림픽인 WCC까지 유치, 이제 개막일을 3개월도 채 남겨두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고도 아이러니하게도 2012 WCC가 열리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와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서귀포시 강정마을에는 구럼비 바위와 주민들, 환경운동가들이 신음하고 있다. 총회기간 한쪽에는 환경보전 회의장 내에 앉아 있는 NGO 환경운동가가, 또 다른 한쪽에는 환경파괴를 막는 환경운동가가 스스로의 양심과 철학을 갖고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기막힌 일이 벌어질 것이다.

한편, 참여연대와 녹색연합, 강정마을회, 해군기지 저지 범도민대책위원회 등 전국의 80여개 시민사회환경단체는 최근 IUCN와 WCC조직위원회에 제주해군기지의 부당성을 알리는 입장을 발표했다.

[세계자연보전총회(WCC)의 역사]
세계자연보전총회(WCC)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주관하는 환경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다. 회원 중심의 회원총회와 지구환경보전에 대한 정보와 경험 공유 및 증진을 위한 세계보전포럼으로 열린다. IUCN은 지난 1948년 프랑스 퐁텐블로에서 첫 회의를 연 이후 2~4년 간격으로 ‘IUCN 회원총회’라는 명칭으로 개최해 오다가 1996년 캐나다 몬트리올 총회 때부터 WCC로 명칭을 바꿔 4년마다 개최하고 있다.

2008년 바로셀로나 총회까지 총 22차례 열렸다. 회원총회와 세계보전포럼(전시회·원탁회의·지역회의·워크숍 등)이 결합된 형식의 WCC는 1996년 캐나다 몬트리올을 시작으로 2000년 요르단 암만, 2004년 태국 방콕, 2008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지금까지 총 4회 개최됐다. 지구촌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총회 참가국과 참가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으며, 가장 최근에 열린 2008년 바르셀로나 총회에는 179개국에서 6698명이 참가했다.

1996년 제1회 몬트리올 총회는 종전 회원중심으로 운영되던 회의방식에서 탈피, 일반에게도 공개해 환경보전운동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과 역할을 이끌어냈다. 특히 지난 2008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제4회 총회는 프로그램이 복잡했다는 일부 지적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총회로 인정받고 있다. IUCN은 국가 및 정부기관, 비정부기구의 연합체로 결성된 국제환경단체로 현재 180여개국 1230여개단체를 회원으로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환경부가 지난 2006년 국가회원으로 가입한 이래 현재까지 제주도, 국립공원관리공단, 문화재청, 한국자연환경보전협회,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습지학회, 산림청 등 30여개 이상의 기관·단체가 회원으로 등록했다. IUCN은 스위스 글랑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현재 국제사회에서 자연환경 분야에 대한 막강한 영향력과 발언권을 행사하고 있다.

김성진  ksj@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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