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지사의 제주의료원 공약이 폐기되면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제주본부가 공공의료정책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을 것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굳이 선거공약이 아니더라도, 제주의료원 문제는 제주도정의 공공의료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현안이기도 하다.

우 지사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제주의료원을 요양병원으로 전환하고 옛 제주대병원에 제주의료원 본원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그런데 검토과정에서 제주의료원 본원 개설에 따른 비용과 경영개선 효과 문제, 의사단체의 반대 등의 문제가 제기되면서 추진을 접고 이달중 열리는 공약실천자문위원회에 공약제외사업으로 상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게다가 현 제주의료원을 요양전문병원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사실상 유야무야된 형국이다. 옛 제주대병원 부지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활용방안이 중구난방(衆口難防)으로 나오면서 시민들에게 혼선만 주고 있을뿐 명확한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면 제주도정은 당연히 제주의료원과 관련한 선거공약을 이행하지 못한데 대해 도민들에게 상세히 설명하고 사과하는 것이 도리다. 이와함께 제주의료원 본원 설치 무산에 따른 공공의료정책 전반에 대한 입장을 도민들에게 명확히 밝히는 것이 책임있는 모습일 것이다.

공공의료정책은 수익성이 아니라 도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최소한의 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제주의료원을 현 상태로 둘것인지, 옛 제주대병원 부지는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하루빨리 명확한 방안을 확정해 조기에 시행할 것을 제주도정에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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