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체육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에필로그)
난방시설 없는 수영장, 과대포장된 전지훈련 허수 놀음
노후된 제주종합경기장 등 제주체육 성장 걸림돌 투성이

▲ 박민호 기자 mino@

제주체육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에필로그)
지난해 12월. 제주체육인들의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고 현재의 제주체육을 진단하기위해 시작된 <기회-제주체육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이번회를 끝으로 연재를 마무리 한다.

단순히 행정을 고발하기 위한 기회은 아니다. 일부 인기 종목에 밀려 그들의 고귀한 땀이 도민들에게 외면받는 현실을 독자들에게 전하기 위함이었다.

그 첫번째 지역 스포츠(선수)에 대한 배려는 사라지고 탁상·전시행정만이 존재하고 있는 제주종합경기장을 다뤘다.

당시 제주시는 프로축구 제주유나이티드 홈 6경기 등에 사용하기 위해 수천만원(연간 약 3000만원수준)을 들여 잔디를 관리하면서 정작 제주지역 엘리트 선수들을 외면하는 실태를 보도했다.

일부 인기있는 스포츠를 위해 행정력을 ‘올인’하는 행정기관 덕에 육상선수들의 경기력은 나날이 떨어지는 모습에 씁쓸한 웃음만 나온다.

올해 리모델링을 앞둔 경기장에선 축구경기가 치러지지 않는다. 제주시에서 경기가 없는데 올해 관중 증가세는 전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1년전 서귀포시가 멀어 경기장을 찾지 않았던 제주시 지역 축구팬들을 위한 작은 배려를 펼치던 당시 모습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팬들은 거리가 아닌 구단의 노력과 선수들의 투지를 보러가는 것임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두번째 기획에선 한겨울 찬물로 뛰어드는 다이빙 선수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전지훈련의 메카라며 전국 각지에 홍보 전단지를 뿌리고 다니는 제주. 정작 이들은 매년 타 지역(경북 김천)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웃지못할 풍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행정은 예산문제 운운하며 지원을 미루던 사이 아이들은 한 겨울 추위에 난방이 안된 차가운 풀장으로 뛰어들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호통을치는 코치들 역시 그렇게 훈련해 왔다고 전했다. 결국 수십년째 이 아이들을 위한 대책은 없는 상황.

▲ 박민호 기자 mino@
“사실 다이빙인 경우 타 지역에서 전지훈련은 오지 않습니다. 누가 여기서 연습을 하겠습니까. 대회때도 춥다고 난리를 치는데···” 다이빙코치의 푸념이 제주체육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수영장에 여름이 찾아 왔다. 아직도 아이들은 그렇게 연습하고 있다. 올 겨울에도 내년에도 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전까지 아이들은 계속해서 차가운 물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이후 제주시·서귀포시간 전지훈련팀 ‘허수’에 대해서도 짚었다.

양 행정시가 팀 수를 늘리기 위해 각지역의 팀들을 중복 적용, 마치 많은 선수들이 제주를 찾은 것처럼 꾸며온일이 사실로 들어난 것이다. 결국 행정시간 ‘허수’ 놀음으로 과대 포장된 인원수 때문에 그동안 제주시를 찾는 전지훈련팀이 3만명을 훌쩍 넘어 ‘전지훈련의 메카’로 탈바꿈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전지훈련의 메카’는 좋은 날씨와 자 가꿔진 관광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이 훈련할 수 있는 좋은 시설, 행정의 정직함이 더해져야 그 진가를 밝휘 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1968년 개장 이후 제주공설운동장은 1980년에 1차 증축을 이어 제13회 전국소년체전(1984년)을 계기로 제주종합경기장과 수영장, 야구장, 테니스장 등을 갖춘 종합스포츠타운으로 거듭난다. 이후 1998년과 2002년 전국체전 등을 유치하는 등 나름의 역할을 했다. 이곳에서 훈련한 많은 체육인들이 전국·국제대회에서 ‘제주’의 이름을 알렸다. 두번의 전국체전과 한번의 소년체전. 그동안 종합경기장도 나이가들어 노쇠한 모습이다. 오는 2014년 제주는 다시 한번의 전국체전유치했다. 세번째 전국체전. 하지만 경기장은 30년간 변함이 없다.

지난 1993년 제주도는 제79회 제주 전국체전(1998년)을 앞두고 제주종합경기장 시설물에 대한 안전진단용역을 실시했다.

당시 경기장 내 상당수 시설물에 균열이 발견됐고 물이 새는 등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진단, 1995년 25억원을 긴급 투입해 주경기장 관람석(카드섹션장)과 본부석 등의 구조에 대한 보수·보강 공사를 했고 4년후에도 비슷한 방법으로 전국제전을 치렀다. 이번에도 행정은 같은 방법으로 경기장을 사용한다. 이제 조금만 더 사용하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 될 지경이다. 이유를 살펴봤다.

제주도는 지난 2010년 ‘(가칭)제주종합스포츠타운’을 만들어 동아시아대회·전국체전 등 대규모 국내·외 스포츠 행사를 유치하겠다며 용역비 1억7500만원을 들여 ‘제주 종합스포츠타운 건립 타당성 및 경제성 검토 용역’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오는 2015년까지 사업비 8000억원을 투입해 70만㎡ 부지에 3만석 규모의 주 경기장, 5000석 규모의 보조 경기장과 5000석 규모의 수영장, 5000~1만석 규모의 제1·2·3체육관, 20면 규모의 테니스장을 비롯해 선수촌·지원센터·편의시설 등을 갖춘 스포츠 타운이 제안됐다. 그야말로 꿈의 경기장이 생기는 것이었다.

이같은 용역 결과에 도는 재정 여건상 8000억원을 투입, 사업을 시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백지화를 선언한 것이다. 결국 기존 경기장 리모델링 후 사용으로 방향을 틀었다. 문제는 돈. 그리고 우선 순위에 밀려난 것이다.

세계7대자연경관 투표에 수십억(예비비 포함)을 도지사 공약인 탐라문화광장 조성사업에 수백억의 예산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데 말이다.

어째든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대회는 코앞으로 다가왔고 예산은 없는게 사실이다.
좋은 시설이 없어도 대회는 치를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체전 이후 30년간 제주체육이 성장하기 위해선 지금 우리 곁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과 배려가 그 어느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