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교육 마지막>>아이 말에 귀 기울이면 마음도 저절로 열려
거리·자세·시선·표정 등 비언어적 표현 의사소통에 효과적

전문>> 안 그래도 회사서 쌓인 스트레스로 마음이 좋지 않던 A 학부모는 저녁식사 후, 곧바로 TV 앞에 앉아 있는 아이가 못마땅하다. 한 두어번 말해도 아이는 듣는 기색이 없다. "당장 TV 꺼라!"하고 힘줘 말했더니 리모콘으로 툭 하고 TV를 끄고, 방문을 쾅 닫아 버린다. 버르장머리 없다며 "꼭 혼을 내야 말을 들어? 누가 방문을 이렇게 닫으래!" 소리쳐 말하면서도, 매번 이렇게 '감정' 놓고 아이와 싸워야 하나 후회가 밀려든다. 하루가 지나면 또 하루, 사춘기에 접어들었는지 아이와 '대화'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곧잘 이것저것 물어보며, 아이와 눈을 마주치며 말하던 그 시간들이 그립다.

[제주도민일보 변상희 기자] 사춘기 아이를 둔 집안 풍경은 비슷하다. 행동이 달라진 아이가 못마땅한 부모는 이것저것 지적할 게 많다. 아이는 그런 부모를 '잔소리쟁이'로 본다. 엇나갈까 조심하면서도, 혹여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로 밖에서 꾸중 들을까 부모는 '교육'을 두고 고민이 많다. 꾸중을 하자니, 사이가 틀어지는 것 같고, '대화'를 하자니, 얼마 못가 또 '잔소리'를 늘어놓게 된다. 아이는 자꾸만 부모와의 '대화'를 피한다.

서툴고 힘들어도 결국, 교육은 '대화'다. 아이와 통(通)해야, 교육도 통한다. 제자리걸음 같아도, 대화의 하루를 계속 더하면, 언젠가는 아이와 조금은 '다른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물론, 그 대화는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

*대화의 시작, 일단 '듣기'부터
아이는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부모에게 '입'을 닫는다. 이는 곧, 마음을 닫는 것과 같다. 허황되고, 답답한 말일지라도 인내를 갖고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자. 대화는 '듣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대변인 역할을 하지 마라.
부모는 아이의 필요와 마음을 미리 알고 있다고 짐작해 버린다. 아이 스스로 “배고프니까 밥을 먹고 싶다.”고 말하기 전에 “너 배고프지 않아?” 또는 “지금쯤 배가 고플때가 됐는데.”하고 미리 알아서 챙기면, 아이는 혼돈과 무능감을 경험할 수 있다. 충분히 스스로 표현할 수 있는 것까지 부모가 대변하면, 건강한 자기표현의 기회는 줄어든다.

▲긍정적 감정을 듣자.
긍정적 감정은 표현할수록 더욱 커진다. 아이의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잘 듣는 것이, 곧 '긍정의 마음'을 키우는 교육이 된다.

▲부정적 감정도 듣자.
감정 자체에는 윤리가 없다. 부정적 감정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미워요.” “슬퍼요”하고 아이가 말했을 때, “미워하는 것은 나쁘다”, “슬퍼하면 못 쓴다.” 하고 말하는 것은 감정에 윤리를 가져다 대는 것이다. 부정적 감정은 표출되지 못하면 스트레스로 아이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 단지 부정적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처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언어적·비언어적 표현으로 통(通)해요
의사소통은 '말'이 전부가 아니다. 비언어적 방법도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과의 대화에서는 언어적 표현방법보다 오히려 비언어적 방법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실제 의사소통에 관한 연구결과, 말로 표현되는 내용 그 자체는 의사소통에서 7%. 말투와 억양, 몸짓과 표정, 자세와 분위기 등 비언어적인 요소가 55%라고 한다.

▲소통 위해 꼭 알아둬야 할 비언어적 표현방법
1. 거리- 가능한 가까이에서 대화한다. 몸의 거리가 마음의 거리를 나타낸 것일 수도 있다.
2. 자세 - 편안하게 약간 앞으로 숙인 자세가 좋다. 고개를 뒤로 젖힌 고압적인 자세는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준다.
3. 시선 - 눈을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특히 중요한 말을 할 때 시선을 마주치면 자연스럽게 그 내용이 강조되어 전달된다.
4. 표정 - 여유 있는 은은한 미소가 좋다.
5. 몸짓 - 자발적이고 자유스러운 제스처를 이용하면 좋다.
6. 접촉 - 부드러운 터치를 자주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단, 이성의 청소년인 경우에는 유의해야 한다.
7. 음성 - 딱딱하지 않은 따뜻한 목소리가 중요하다. 지나치게 큰 소리, 높은 음역의 말소리는 피하자.

▲대화에서 효과적인 언어표현
1. 남이 아닌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한다
남의 의견이 어떻더라는 방식은 상대방에게 저항감을 주기 쉽다. "나의 의견은 어떻다...","나는 어떻게 느꼈다.." 라는 말투를 사용해보자.

2. "너"대신에 "나"를 사용한다
"너는 왜 항상 약속을 안 지키니?"보다는 "나는 네가 약속을 안 지키는 것이 걱정이란다"가 상대방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3.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말한다
특히 자신의 행동과 연관된 대화를 하는 경우 그 문제가 된 행동에 대해 직접 자세하게 느낀대로 말해준다.

4. 가능한 짧게 이야기한다
빙빙 돌려서 말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저항감을 불러일으킨다. 결론이나 요지를 먼저 간략하게 말하고 대화를 시작하는 것도 요령이다.

5. 상대방이 듣고 있나를 자주 확인한다
나는 내 할 말만 하면 된다는 태도 보다는 상대방의 반응을 가끔씩 확인해가는 것이 좋다.

6. 상대방의 의견을 알아보려는 노력을 한다
대화란 주고 받는 것. "나는 이러이러한데... 너의 생각을 듣고 싶구나"라는 식의 말을 자주 하는 것이 좋다.

7. 자신이 듣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이가 말할 때, 자신도 "음... ", "그래?", "아하"..... 등의 소리를 고개를 끄덕이며 내는 것이 필요하다.

▲대화를 단절시키는 언어표현
1. 말로 기 죽이기 "네가 그러면 그렇지..."
2. 탓하기 "분위기가 이렇게 된 건 다 네탓이야"
3. 위협하기 "공부 안하면 용돈은 없는 줄 알아!"
4. 넘겨짚기 "전에도 그러더니 또 그랬지?" "다 안다"
5. 짜증스럽게 말하기 "너 때문에 못 살겠다", "너 몇 살이냐? 도대체"
6. 중간에 말 끊기 “아, 됐고!”

*아이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대화-칭찬
아이의 마음을 열어주는 대화법으로 '칭찬'은 빠질 수 없다. '못마땅한 것'을 뒤로하고 아이의 잘하는 것을 살피자.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던 작은 것에서부터 '칭찬거리'가 넘친다.

▲칭찬하는 방법은?
1. 아이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부모의 가치관을 먼저 바꾸자.
대부분 부모들은 아이를 대하는 자신의 태도는 바꾸려 하지 않으면서 아이부터 바꾸려는데 애를 쓴다. 그러나 아이는 몇 마디 칭찬에 쉽게 바뀌지 않는다. 부모의 생각과 태도, 가치관이 먼저 바꿔져야 아이가 서서히 변화를 보인다.

2. '판단이 들어간 칭찬'보다 '사실에 근거한 칭찬'을
칭찬은 칭찬의 사실만을 표현하고, 옳고 그르다는 평가를 하지 않도록 한다. 진실성이 없으면 아이가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첨으로 받아들이거나 모멸감을 느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3. 구체적으로 칭찬한다.
칭찬할 것이 없어서 칭찬하지 못한다는 생각은 크게 잘한 것만 칭찬하려고 하기 때문. 사소하고 당연한 것일지라도 긍정적이고 잘한 아이의 태도나 마음가짐 등을 발견해 인정해 주고, 아이가 몰랐던 작은 것을 찾아 칭찬해 준다. 가령, 무조건 ‘잘 그린다’고 칭찬하는 게 아니라 ‘엄마가 보기엔 지난 번 그림보다 잘 그린 것 같은데’라고 말해 주는 게 효과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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