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리조트, 돌고래 5마리 반입…“쇼 아닌 교육목적”

▲ 한화그룹이 운영하는 아쿠아리움 ‘아쿠아플라넷 제주’에 돌고래 5마리를 반입해 관광상품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여 동물복지 논란이 예고된다. (사진은 여수엑스포 아쿠아리움에 들여 온 흰고래)
[제주도민일보 한종수 기자] 제주의 한 호텔업체가 돌고래쇼 공연을 염두에 두고 돌고래 5마리를 반입한 것으로 알려져 또 한 차례 ‘동물복지’ 논란이 예고된다.

한화호텔&리조트는 서귀포시 성산읍 섭지코지에 들어서는 제주해양과학관에 자체 아쿠라리움 브랜드인 ‘아쿠아플라넷(Aqua Planet) 제주’를 완공하고 오는 30일 일반 관광객들에게 첫 선을 보일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한화그룹이 운영하는 ‘아쿠아플라넷’은 63씨월드를 필두로 여수·제주·일산·대구로 이어지는 아쿠아리움 벨트다. 최근 여수엑스포에서 선보인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지상 4층 높이에 연면적 1만6400㎡, 6000t급 수조를 갖춰 국내 최대 규모를 뽐냈다.

오는 30일 개장하는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이보다 큰 연면적 2만5600㎡, 1만800t급 수조를 갖춰 완공 후 국내 최대 규모로 등극하게 된다. 현재 추진 중인 일산(내년 말 완공 예정)·대구 지역의 아쿠아플라넷은 제주보다는 규모가 작다고 알려졌다.

제주에는 현존하는 어류 중 가장 큰 고래상어와 최대 6m까지 자라는 쥐가오리를 비롯해 바다코끼리·펭귄·개복치·돌고래 등 500여종 4만8000마리의 바다생물을 들여온다. 어린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해양체험과학관까지 들어서 교육 기능까지 갖췄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이중 관심을 끄는 대목은 돌고래. 전국적으로 돌고래 쇼를 선보이는 곳은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과 울산 고래생태체험관, 제주 퍼시픽랜드 등 3곳이다. 모두 돌고래 19마리가 공연을 선보인다. 쇼 목적이 아닌 곳까지 포함하면 모두 5곳, 돌고래 26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제주 퍼시픽랜드의 경우 지난 2009년부터 불법 포획한 돌고래를 사들여 공연에 이용하다 수산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최근 법원에서 돌고래 몰수형을 선고 받은 상태다. 최초 11마리의 돌고래를 사들였지만 지금까지 모두 6마리가 죽어 현재 5마리만 남아 있는 상태다.

한화 측은 제주 아쿠아플라넷 개장을 앞두고 지난해 일본 오사카에서 총 6마리의 병코돌고래를 들여왔다. 이중 제주 아쿠아플라넷에 5마리가 반입됐다. 이들 돌고래는 현재 아쿠아플라넷 인근 임시 가설수조에서 안정 및 적응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돌고래 반입 목적이 돌고래쇼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한화 측은 최근 서울대공원 돌고래쇼 존폐 논란을 의식한 듯 일반적인 공연(쇼)형태는 아니라고 밝혔다.

제주 아쿠아플라넷 관계자는 “아직 돌고래쇼 운영에 대한 계획은 세워놓지 않았다”며 “쇼 말고 바다생태 교육 등의 다른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세부적인 계획은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어린이 관람객들을 상대로 생태설명회를 실시하는 한편 종 보전을 위한 연구 목적으로 돌고래가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원 고용 여부에 대해선 “아직은 없지만 아쿠아리스트(수족관 관리·기획 전문가) 30여명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환경시민단체 관계자는 “공연 목적 여부는 두고봐야 할 사안나 큰 돌고래가 한정된 수족관 공간에 갇혀 있는 자체가 문제”라며 “전시·공연 목적의 돌고래 포획과 수입을 금지하는 영국 등의 국가처럼 우리나라도 적절한 규제 법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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