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실련, 출범 10주년 JDC 향해 인적쇄신·구조개혁 요구

▲ JDC 전경
[제주도민일보 한종수 기자] 제주경실련이 부채·비리·인사 문제로 바람 잘 날 없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를 향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15일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JDC의 ‘잔칫날’에 무차별한 혹평을 쏟아낸 것처럼 비춰질 수 있으나 제주경실련이 14일 발표한 논평 속엔 향후 JDC가 올바른 방향으로 추구해야 할 미래제주의 비전과 애정 어린 변화·쇄신 요구가 담겨져 있다.

제주경실련은 우선 JDC가 10주년을 맞아 선포한 ‘비전 2021 트리플A’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트리플A’는 제주 거주인구 100만명 달성, 신규기업 1000개 유치를 통해 10조원의 경제가치를 창출한다는 것. 그러나 2021년까지 추진할 이 계획 속엔 ‘허황된 꿈’으로 가득 찼다는 게 경실련의 판단이다.

지난 2002년 출범 당시 JDC가 제시했던 첨단과학기술단지·휴양형주거단지·신화역사공원·서귀포관광미항·헬스케어타운·영어교육도시 등 6대 핵심프로젝트와 쇼핑아웃렛·생태공원 등의 전략프로젝트가 10년의 사업추진 과정에서 민자유치·제도개선 부진 등 문제점이 속속 드러난 점을 근거로 삼았다.

제주경실련은 “지난 10년이 그랬듯이 앞으로의 계획도 ‘허황된 꿈’으로 가득 차 마치 빚으로 쌓아올린 모래성을 더욱 부풀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감사원 감사 자료를 보면 JDC의 빚은 5년새 6.7배 급증했고, 부채비율도 30%에서 87% 늘었지만 벌여 놓은 사업 가운데 수익창출로 결실을 맺은 사업은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실례로 △민자유치 실패로 대규모 채권발행 및 지급보증 위험을 떠안은 영어교육도시사업 △개장 후 5년간 300억원 손실 부담이 예고된 항공우주박물관사업 △투자유치 난항을 겪고 있는 120만평 규모의 신화역사테마파크사업 △부채 급증에도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기반시설 공사를 강행하는 헬스케어타운 등을 제시했다.

제주경실련은 “JDC가 밝힌 중기재무계획에 따르면 영어교육도시를 포함한 2014년 부채규모는 최악의 경우 9054억원으로 예상돼 재무 상태는 현 수준보다 더욱 심각하게 악화될 전망”이라며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업을 마구 벌여놓는데도 국회나 언론 등은 이러한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경실련은 이어 “이런 상황에서 JDC는 부채덩어리를 줄이기 위해 또 다시 무리한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당장 눈앞에 보이는 수익창출을 위해 사행산업인 경빙사업이나 쇼핑아웃렛, 부동산 개발을 통한 땅장사에 매진하게 돼 직간접적으로 땅값 거품을 조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인사비리로 얼룩진 조직의 폐해와 대규모 사업 때마다 터지는 각종 비리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건넸다. 핵심 사업을 이끌 전문가 영입은 고사하고 낙하산 인사로 정치에 뜻 있는 사람들이 이사장 자리를 꿰차고 있으며, 비리 의혹을 받은 실세 간부들은 문책은 커녕 승진인사 대상이 돼 여전히 사내조직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항공우주박물관장에 200억원 규모의 땅값 부풀리기 등 각종 비리의혹에 중심에 있었던 전직 간부 내정설까지 거론되는 등 조직 구성은 ‘콩가루 집안’처럼 문제점으로 가득 차 있다”며 “그런데도 자체 감사는 엄청난 보수만 받고 허수아비 역할만 할 뿐이고, 사외이사 또한 공식적으로 문제를 지적하는 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JDC는 언론의 눈과 귀를 틀어막는데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자유도시 개발이라는 지난 10년의 허황된 꿈이 심각한 부채의 늪과 각종 비리의혹을 빠져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향후 10년도 현실을 외면한 채 비현실적 계획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경실련은 이어 “JDC는 지난 10년의 무리한 투자, 방대한 조직을 키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냉정한 판단과 현실을 직시하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면서 “포기할 사업은 과감히 포기하고 이에 따른 책임을 물어 과감한 구조조정과 뼈를 깎는 인적쇄신 등 내실경영이 선행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부채·비리·인사 등 3대 부실덩어리를 키우고 있는 JDC가 앞으로 제주에 어떤 또 다른 위험요인으로 작용할지 걱정”이라며 “제주경실련은 앞으로 JDC 운영상황에 대해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도민과 함께 지속적인 감시와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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