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가 공개한 올해 1학기 교수 강의 평가 내용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시원치 않은 모양이다.

과목별로 백분위로 환산한 등급만 공개하고 정작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10개의 개별항목에 대한 평가는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첫 술에 배부를수는 없지만, 이왕 하는 강의 평가라면 제대로 해야 한다. 강의 평가 공개 취지 자체가 강의의 질을 높이고 교수들간 경쟁을 통해 대학의 전반적인 경쟁력도 제고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어떤 교수가 어떤 면에서 좋은 평가와 나쁜 평가를 받고 있는지 평가결과가 구체적으로 공개돼야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해줌은 물론 강의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교수들의 노력을 통해 대학의 수준이 한단계 높아질 것이 자명하다.

교수 800명의 평가점수를 낱낱이 공개하고, 평가결과를 성과급에 반영하는 한편 1·2학기 점수를 합산, 하위 10% 교수들은 교수학습센터에서 실시하는 ‘강의 노 하우’ 수업을 의무적으로 듣게 할 방침인 다른 대학의 사례는 강의평가제가 어떻게 시행돼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제주대처럼 좋은 평가를 받은 교수들에게 내부 평가때 인센티브를 주는 것으로는 교수와 대학의 수준을 높이자는 취지를 달성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

교수라는 직위만으로 평생을 대우받던 시대는 지났다. 지역의 ‘싱크탱크’인 대학의 일원으로서 합당한 대접을 받으려면 학문적 성취도를 높이고 학생들에게 질 높은 강의를 제공하며 합리적인 기준에 의해 평가를 받는 등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질 높은 강의는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이기도 하다.

경쟁은 때론 불편하고 잡음도 나지만 조직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리는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교수 강의 평가제도가 본래의 취지대로 작동될수 있도록 제주대의 고민과 노력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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