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환경·생태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농수축산업과 관광 등 지역산업, 주민들의 일상생활 등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다. 한반도 기후변화의 최전선인 제주는 이미 기온·수온 상승에 따른 감귤 재배지역 육지권 북상과 어종의 변화, 잦은 국지성 폭우로 인한 수해 등 가시적인 영향들이 나타나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이 내놓은 ‘기후변화 적응대책 세부시행계획 수립 연구용역’ 최종보고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이 갈수록 가속화되고 광범위해질 것임을 예고한다. 제주의 평균기온은 지난 2001~2010년 14.1도에서 2011~2020년에 16.0도, 2020~2040년 16.3도, 2041~2050년이면 17.0도, 2051~2060년 17.5도로 계속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2011~2020년에 최근 10년전(2001~2010년) 평균기온보다 1.9도나 올라가고 이후 상승폭이 둔화되는 부분은 용역진의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본다. 향후 전세계가 화석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 등 저탄소 녹색에너지로 충당해 지구온난화 현상이 둔화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것인지, 그렇지 못할경우 기온이 더 가파르게 상승한다는 것인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제주에서 지하수가 생명수나 다름없음을 감안할때 강수량 감소는 치명적인 위기 요인이다. 보고서는 오는 2040년까지 연평균강수량이 매년 305.4㎜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폭은 다소 차이가 있을수 있겠지만, 강수량 감소와 국지성 폭우로 인한 지하 유입량 감소는 지하수 보전·관리에 큰 문제가 될수 밖에 없다.

제발연 보고서는 이와함께 보건·농업·재해 등의 분야에서 제주의 기후변화 적응능력이 다른 지역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태풍과 폭염에 의한 질병 발생과 농업 생산성 저하, 국지성 폭우로 인한 수해 등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발생 요인을 최대한 줄이고, 예상되는 문제들에 대한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런 차원에서 제발연이 기후변화 대응 사업목표를 ‘자연에 순응하는 기후변화대응 시범도 제주 실현’으로 잡고 변화 요인 완화와 현상에 대한 적응을 주문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

관건은 예상되는 기후변화에 대해 얼마나 실효성있는 분야별 세부계획을 만들고 차질없이 추진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다고 해서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소홀히 해선 안된다. 정부와 제주도를 비롯한 관련당국의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 의지와 과감한 행·재정적인 투자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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