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송시태 / 제주서중학교교사·이학박사·화산지질학전공

▲ 송시태

제19대 총선이 끝났다. 당선자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낙선자들에게는 위로를 드린다. 당선자들은 고개를 더 숙여라. 열전 13일 동안 유권자들의 한표 한표를 위해 잠자는 시간도 아끼면서, 비 내리는 날씨에도 인사하고 손잡으며 최선을 다한 당신. 분명 당신은 위대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그동안 선거운동과정에서 정당간·후보자간·지역간·계층간의 대립과 갈등 양상이 많이 불거졌다. 하지만 이제 투표를 통해 분명한 의사표현이 되었고, 그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는 것이 후보자의 성숙된 의식이다. 그러므로 후보자가 앞장서 화합의 모습을 시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선거에서 모든 후보자들이 당선증을 받으면 좋겠지만 낙선도 하나의 큰 결과로,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의 표심도 중요한 것이다. 후보자가 낙선했다고 실망하거나 패배의식을 가지기 보다는 더 열심히 지역을 위해 노력한다면 당선증보다 더 고귀한 것일 것이다.

당선자들은 4년의 임기가 시작된다. 제19대 국회의원 의석수는 300석이다. 이 중 지역구 국회의원 의석수 246석 중 제주시갑지구, 제주시을지구, 서귀포시지구 3명의 의원이 3선에 성공했고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수 54석 중 1명의 의원이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제주출신 4명의 국회의원이 4년동안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전해주고 싶다.

첫째, 공약(公約) 실천이다. 자신이 내세운 공약(公約)을 실천하는 일은 당선자의 청렴(淸廉)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당선자들은 진정으로 본인의 공약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지역민을 받들고 지역사회에 힘쓰길 당부한다.

그 공약들이 실현 가능한지 아닌지 유권자들은 알고 있다. 공약(公約)이 아니라 공약(空約)도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 가능한 것은 주민들과 머리를 맞대어 함께 해결하고 아닌 것은 보완해 주길 바란다. 그래도 할 수 있다고 내건 주민들과의 약속 아닌가. 지혜롭게 실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당선은 되지 않았지만 당신과 열심히 싸운 상대후보의 공약을 받아들이는 당선자의 새로운 약속도 기대된다. 당선자들의 공약 이행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평가는 주민들과 언론이 담당할 몫으로 돌린다.

둘째, 주민과의 공감대 형성이다. 나몰라라 하는 당선자의 오만함을 버리고 선거기간 동안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발품을 팔며 공유하고 의논하고 토론하다 보면 마음이 열려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을 것이다. 형식적인 만남이 아닌 진심을 다해 손잡고 대화하면 친구같은 사이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너무 가려 좋은 사람 놓치는 일이 없어야겠다. 낙선자들은 지역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겠다는 다짐을 남발하지 말고 새로운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그리고 특히 당선자들은 앞으로 대외적 행사에만 참석하지 말고 유세때처럼 자주는 아닐 지라도 가끔씩 지역순회 방문도 해 주길 바란다.

셋째, 제주발전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다. 제주도의 굵직 굵직한 현안들이 눈 앞에 쌓여 있다. 제주발전이라는 명제 앞에 지역구가 다르다는 핑계로, 상반된 의견으로 배척하지 말고 뜨거운 열정으로 공통의 과제를 잘 풀어갔으면 한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제력은 세계 11위로 경제대국이지만 환경 질은 세계 120위권에 머물고 있다. 거대한 난개발이 산이고 바다고 가리지 않고 저질러지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의 지구온난화 속도는 세계 평균보다 훨씬 빠르다. 극히 반생태적이며 후진적 상태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후진적 생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2012 세계자연보존총회가 제주에서 열린다. 당선자들 모두가 힘을 모아 2012 세계자연보존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마무리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할 것이다.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하기 위해, 지역민을 섬기기 위해, 당선자들은 무한한 책임감과 한없는 감사함으로 유권자들의 부름에 응해야 한다. 유권자의 한 표, 한 표는 제주지역 경제와 민생을 살리라는 절박한 요구였기 때문이다. 선거 기간 중에 본의 아니게 갈라졌던 민심을 하나로 모아내고 유권자와의 약속을 꼭 지켜 지역주민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국회의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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