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 홍조단괴해빈 유실의 원인으로 지목된 해안도로를 옮기게 된것은 무분별한 개발이 천혜의 환경에 어떤 악영향을 초래하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본다. 사전에 환경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없이 사업을 시행했다가 천연기념물을 훼손하고 해안도로 이설 등에 따른 예산만 낭비하게 된것이다.

제주시는 우도 홍조단괴해빈 유실에 대한 연구용역을 통해 900여m에 이르는 해안도로와 월파를 막기위한 호안벽이 원인으로 드러남에 따라 해안도로를 옮기고 호안벽에는 친환경시설을 보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홍조단괴해빈 보존을 위한 연구용역 최종보고서에 대한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고 해안도로 이설 등 보존관리계획을 수립, 시행할 방침이라고 한다.

홍조단괴해빈은 해파와 연안류가 모래나 자갈을 쌓아올리고 홍조류가 퇴적해 만들어진 곳으로, 지난 2004년 천연기념물 제438호로 지정될만큼 세계적으로 희귀하고 학술적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제대로 된 검토도 없이 해안도로를 만들고 호안벽을 쌓아 천혜의 환경을 훼손하고 뒤늦게 해안도로를 옮겨야 하는 일이 벌어지게 된것이다.

도내 곳곳에 개설된 해안도로는 관광자원으로서의 기능도 있지만 환경훼손 등에 따른 문제도 적지않게 나타나고 있다. 구좌읍 월정리만 해도 해안도로 개설이후 도로는 물론 집안에까지 쌓이는 모래 때문에 주민들이 겪는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차제에 문제가 드러난 지역은 대책을 마련하고 해안도로 정책 전반에 대해 면밀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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