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군기지 15만t급 크루즈선 입출항 시뮬레이션 검증회의에 제주도가 불참한데 유감을 표명한 것은 ‘뭐 뀐 X가 성내는 꼴’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검증회의를 앞두고 제주도지방정부가 중지를 요구한 구럼비바위 발파 공사를 강행해놓고, 국무총리실과 사전협의도 없이 회의 개최 직전에 불참하고 언론에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전혀 이해하기 어렵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엔 해군의 애매한 답변을 받고 청문을 덥석 연기한 제주도의 책임이 분명히 있다. 제주도는 지난달 26일 시뮬레이션 검증회의 첫회의가 열리는 29일부터 4월12일까지 해상공사 및 발파공사 중단을 조건으로 29일로 예정됐던 청문을 4월 12일로 연기하겠다는 공문을 해군측에 보냈다.

해군이 다음날 ‘검증과 직접 관련이 없는 공사위주로 시행되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해오자 ‘순진하게 ?’ 청문을 연기했다. 그런데 28일 해군이 보란듯이 구럼비 발파를 강행, 제주도가 시뮬레이션 검증회의 연기를 요청했지만 국무총리실이 거부하면서 불참하게 된 것이다.

정부·해군의 입장은 검증회의와 청문은 별개이며, 해상공사는 보류하고 발파 공사도 구럼비가 아닌 지역을 대상으로 소규모 단위로 나눠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15만t급 크루즈선의 안전한 입출항 검증과 설계변경 등에 따른 공유수면매립공사 정지 문제는 연계될수 밖에 없고, 구럼비가 아닌 지역을 발파하고 있다는 주장은 손바닥으로 하늘가리기다. 제주도의 애매한 태도 역시 정부·해군과 ‘짜고치는 고스톱’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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