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일본에 매각이 추진됐던 제주전쟁역사평화박물관 매입에 나선 것은 아주 잘하는 일이다. 일제 수탈의 수탈의 현장이자 산 교육장을 일본에 매각한다는 건 도무지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

한경면 청수리 가마오름에 자리잡은 평화박물관은 일제시대 2000여점의 유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영근 관장의 부친이 1943년 일본군에 강제동원돼 노역을 했던 일본군 진지동굴이 있다. 근대문화유산 국가지정 등록문화재 308호인 이 동굴은 3층에 2km에 이르며, 태평양전쟁 막바지에는 일본군 제58군사령부 111사단이 주둔했다고 한다.

이같은 역사·교육적 가치에도 평화박물관 방문객이 줄면서 심각한 경영난에 부닥쳐 컨설팅업체에 매각을 의뢰했는데, 공교롭게도 일본의 한 단체와 개인이 각각 매입의사를 밝히고 나선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이 2000여만원의 성금을 전해오는 등 전국 각지에서 매각중단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은 역사의 산 교육장인 평화박물관에 대한 제주도 지방정부의 관심이 부족했던 탓도 없지 않다. 때문에 도가 뒤늦게나마 평화박물관을 매입해 직영하거나 사회적 기업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선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문화재청 역시 평화박물관의 역사·교육적 가치를 감안해 제주도가 매입할 수 있도록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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