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김태일 /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 김태일

최근 제주도와 제주평화연구원이 공동주최한 국제교류 클러스터 조성방안 세미나는 개별프로젝트와 지역활성화, 도시계획 등 복합적인 지역현안문제를 생각하게 했던 자리였다. 국제교류 클러스터 조성구상은 혁신도시·영어도시·제주컨벤션센터를 묶는 국제교류 기반의 클러스터를 통해 도시기능을 보완하고 산남지역의 활성화, 궁극적으로는 제주국제자유도시와 평화의 섬의 기반환경 구축을 염두에 둔 구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혁신도시에는 추진 전략이 그다지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개발방식은 일반적인 택지개발수준에 머물러 있고 국가공공기관을 제주로 이전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혁신도시 추진을 통해 제주도의 경제와 산업, 지역불균형의 요소를 혁신 시킬수 있는 전략 없이 추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외 외화유출을 막기 위해 추진됐던 영어도시는 영어권 외국학교의 프로그램에 기초한 영어교육을 지향하고 있어서 국제자유도시와 평화의 섬이 추구하는 국제화와 상생, 공존의 평화기반 구축 구상과 거리가 멀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혁신도시와 영어도시가 갖는 고유의 기능과 산남지역의 현안문제를 연계해 지역활성화로 유도해 가려는 장기적인 도시개발 전략이 필요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혁신도시와 영어도시, 그리고 컨벤션센터를 기반으로 하는 국제교류클러스터 조성방안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된다. 산남지역에 대한 도시계획수법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발전구상 수립에 지역주민과 입주기관이 주체가 돼 참여함으로서 주민과 입주기관의 신뢰를 구축하고 자신들이 생활공간을 창출해야 하고 행정은 이를 지원하는 협의체 구성이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제주도가 국제화가 되기 위해서는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제주도가 홍콩과 싱가포르와 같을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네스코의 트리플 크라운 달성으로 증명된 제주만이 갖는 독특한 자연환경에 조화될 수 있는 생활환경, 도시개발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정주환경의 구축도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단순히 비지니스 참석차 단기간 머무는 지역이 아니라 지명도 높은 유럽의 도시와 같이 정주하고 싶은 쾌적한 주거환경이 구축됐을 때 도시의 매력과 인지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이것이 도시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하드웨어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소프트한 측면에서의 전략도 필요할 것이다. 특히 한국국제교류재단을 비롯한 재외동포재단 고유의 국제교류사업을 제주도에 유치하고 프로그램참여자를 위한 쾌적한 주거지원 프로그램과 지역주민의 참여 프로그램 활성화 등 제주의 여건에 맞는 다양한 국제교류 프로그램개발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또한 영어도시의 경우도 장기적으로 평화의 섬 제주가 추구하는 평화와 인권, 생태환경 등 21세기 인류가 추구해야할 공동의 가치관을 교육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영어교육프로그램도 좋은 방안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제주컨벤션센터는 이들 프로그램들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협력적 관계도 그려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제주도를 비롯한 이해당사자들이 산남지역의 미래발전전략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의지와 노력에 달려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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