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질 체포사건’ 피해자 기자회견…“경찰서장 퇴진하라”

▲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망치질 체포사건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22일 도청 앞에서 열렸다. 이상민 기자 lee@
[제주도민일보 이상민 기자]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망치질 체포사건’의 당사자들이 입을 열었다. 이들은 22일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의 향해 강하게 비판했다.

사건은 지난 19일 발생했다. 이날 오전 5시30분경 안덕면 동광리에 있는 모 화약창고 정문앞에 활동가 30여명이 집결, 화약 운반차량의 이동을 저지했다. 활동가 일부는 서로의 팔을 파이프 관으로 연결해 인간띠를 형성했다. 몇시간 후 경찰은 현장에 병력을 급파했다. 연행작전에 들어간 경찰은 평화활동가들이 서로의 팔을 연결한 파이프관을 망치로 깼고 여성활동가가 부상을 입고 말았다. 연행과정이 현장에 있던 기자들에 의해 기사화되면서 무리한 진압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에 경찰은 최소한의 물리력의 사용이며 안전을 위해 소형망치로 가볍게 두드린 정도라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서로간의 주장이 엇갈린 가운데 사건 발생 3일 후 손에 부상을 입었던 A씨가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평화활동가 2명도 같이 자리했다.

A씨는 “경찰의 무참한 폭거에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는 심정으로 이곳에 섰다”며 “경찰은 삼성과 대림이 시공중인 해군기지 사업의 전방지원역할을 하면서 각종 불법-부당한 체포를 일삼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와중에 빚어진 지난 19일 망치질 체포사건은 우리를 다시 한번 경악하게 만들었다”며 “이날 활동가들의 시위는 파이프 안에 서로의 손을 묶어 화약운송을 막기 위한 비폭력 투쟁이었다. 구호조차 외치지 않고 묵언하면서 자리를 지켰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하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시민의 안전은 생각하지 않고 활동가들의 손이 묶여 있는 파이프에 무참하게 망치질을 시작했고 이에 놀란 여성들은 비명을 지르며 울기까지 했다”며 “그러나 신속한 체포를 위한 무리한 작전은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 현장에서 체포를 전담했던 1300기동대는 무리하게 시민을 체포를 하는 와중에 기자들과 변호사까지 밀쳐냈다”며 “삼성-대림의 불법 사업을 도와주기 위해서 경찰들이 무참한 폭력을 휘두르는 것에 대해서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이들은 이동민 서귀포경찰서장 퇴진을 촉구하는 한편, 국회는 특검을 발동해 모든 책임자 처벌에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들은 현재 서귀포경찰서를 상대로 민·형사상소송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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