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본부, 책임 물어 보직해임 조치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해군제주기지사업단에서 근무했던 현 해군제주방어사령부 참모장 홍모 대령이 22일 새벽 1시께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막말을 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홍모 대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유감을 표했다.

홍 대령은 보도자료를 통해 "22일 새벽 1시경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에게 전화를 건 것은 사실"이라며 "과거 사업단 통제실장으로 근무하며, 강 회장과는 많은 대화와 소통의 시간을 가졌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사업단을 떠나 직접적 업무 관련이 없는 제주방어사령부에 근무하며,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사업이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 지연 되고 있는 것이 개인적으로 안타까워 강 회장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자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령은 또 "전화 통화 중 사업 추진이 정상적으로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이 앞서 감정 조절을 잘 못해 강 회장에게 적절하지 못한 발언을 했다"며 "강 회장에게 결례를 범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에 강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제주도당은 이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막말한 해군 장교를 즉각 징계하라고 촉구했다.

민주통합당은 "해군은 기회만 있으면, 주민 동의 운운하며 지역주민과의 상생이니 제주발전 동반자니 하는 공언을 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은 그것이 전부 ‘허언’일 뿐이었으며, 설계검증 정국을 둘러싼 일방행보도 결코 우연이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은 또 "이번 사건은 해군기지 건설 부당성에 항의하는 주민과 제주도민에 대해 해군이 사실상 노골적인 적대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실로서 보여줬다"며 "해군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관련자의 즉각적인 징계, 처벌은 물론 제주도민에게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사과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해군은 주민동의 운운했던 스스로의 과거 행보를 지금이라도 재차 새기고 구럼비 발파를 포함한 공사중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홍 대령은 강 회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을 하느라 힘들지요. 북한 김정은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라"는 등의 막말을 했고, 이에 강 회장은 "왜 내가 북한 김정은을 위해 일하느냐. 말을 함부로 하지 마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홍 대령은 "지금 그렇게 일하고 있지 않느냐. 그러다 나중에 토사구팽 당한다"는 등의 막말을 서슴치 않고 내뱉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군본부는 홍 대령의 책임을 물어 보직해임 조치시켰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