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영어교육도시에 들어서는 NLCS(노스런던 컬리지잇 스쿨) 제주분교 학비가 본교보다 비싸다고 한다.
학교설립·운영비를 모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부담한다는 점을 십분 감안해도 본교보다 비싼 학비를 책정해서 과연 경쟁력이 있을지 의심스러워지는 대목이다.

NCLS 본교의 중학생 기준 1년학비는 기숙사비를 포함해서 2100만원선이라고 한다. 그런데 NCLS 제주분교 학비는 기숙사비 800만원을 포함하면 3500만원에 이른다. 상대적으로 비싼 영국 생활비와 방학중 홈스테이 비용, 가디언십(보호자 역할) 비용 등을 감안해도 제주분교보다 싸게먹힌다는 얘기다.

외국 유명 사학들이 다른나라에 설립하는 분교 학비를 정책적으로 싸게 책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가 안되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물론 유치대상인 동아시아지역 학생·학부모들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주 분교보다는 영국 본교를 택하게 될것은 뻔하다.

국내 유학수요를 흡수하고 동아시아지역 학생들을 유치해 유학수지 적자를 해소하고 교육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영어교육도시의 취지를 살리기가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된데는 무엇보다 정부의 책임이 크다. 처음엔 국·공립학교 중심으로 영어교육도시를 조성한다고 했다가, 달랑 공립 한곳에 나머지는 사립학교를 유치하도록 하면서 JDC에 모든 책임을 떠넘긴 결과다. 자칫 하다간 수천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학교를 설립해놓고 학생들을 끌어오지 못해 운영난에 봉착할 가능성에 직면하게 된것이다.

싱가포르가 국·립중심의 명문학교를 설립하고 상대적으로 싼 학비를 책정해 동남아지역 학생 유치에 성공한 사례는 제주영어교육도시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잘 말해준다. JDC가 운영하는 내국인면세점 수익금이 1년에 얼마나 되는가. 정부는 내국인면세점 타령을 그만하고 영어교육도시가 당초 취지대로 운영될수 있게 학비가 싼 국·공립학교 위주로 방향을 바꾸고 적극적인 재정 지원에 나서야 한다.

제주영어교육도시가 당초 취지와는 달리 빚투성이 애물단지가 되는 것은 JDC나 제주도만만이 아니라 정부차원에서도 큰 부담이 될것이다. 영어교육도시 문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그에 따른 해결책을 정부에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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