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공권력을 앞세워 강정마을에서 점령군 노릇을 하고 있는 해군의 오만방자함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제주도 지방정부의 강정 공유수면매립공사 정지 사전예고와 공사 일시 중지 요구 무시도 모자라 청문회를 하루 앞둔 지난 19일 구럼비 노출암반을 기습발파한 것이다.

이날 구럼비 기습발파는 오후 2~5시에 이뤄지던 종전과는 달리 일몰직전인 오후 6시부터 예고도 없이 이뤄졌다. 다음날 공유수면매립공사 정지 처분을 위한 청문회가 열리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처럼 기습발파를 감행한 것은 해군이 제주도 지방정부를 얼마나 우습게 여기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불어 청문회를 거쳐 공사중지 명령이 내려지거나, 4월 11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선거를 통한 정치지형의 변화로 해군기지 공사 강행에 치질이 빚어질까 두려워 구럼비바위를 하루빨리 철저하게 파괴해 ‘말뚝’을 박겠다는 의도임은 삼척동자도 안다. 국가안보를 내세운 몸집불리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막가파식’ 행태로 일관하면서 법과 절차에 어긋남이 없이 해군기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니 도민들과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이다.

어떤 국책사업도 국민들의 자발적인 동의와 신뢰를 얻지 못하면 결코 성공할수 없다. 해군이 그동안 보여온 오만한 행태를 강정마을 주민들과 도민·국민들에게 진솔하게 사과하고, 제주도 지방정부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일때 땅에 떨어진 이미지를 다소나마 회복할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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