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대자연경관 투표전화가 제주도와 KT 등이 주장해온 국제전화가 아니라 서버만 해외에 둔 국내전화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실체와 공신력이 의심스러운 뉴세븐원더스(N7W)재단 이사장 버나드 웨버가 설립한 사기업 뉴오픈월드코퍼레이션(NOWC)이 벌인 7대경관 돈벌이 캠페인에 휘둘린 것도 모자라 도민·국민들의 애향심과 애국심을 이용해 전화투표 요금까지 사기를 친것이다.

KT와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본보가 보도한 7대경관 투표전화가 국제전화가 아닌 국내전화라는 의혹을 부인하며 국제전화임을 강변해왔다. 그런데 KT가 개발한 단축번호(001-1588-7715) 투표 시스템은 KT-국제전화교환기-영국통신사업자-N7W재단으로 연결되는 국제전화와는 달리 KT 지능망서버에만 연결되는 실질적인 국내전화라고 한다.

그럼에도 KT는 7대경관 투표요금을 전화는 1회당 180원, 문자는 150원으로 국내전화보다 훨씬 높게 받았다. 국내 전화요금이 평상시 180초당 39원, 할인시간에는 258초당 39원이고, 문자가 한글 40원, 영문 100원임을 감안할때 서버구축 등의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7대경관 투표를 통해 부당하게 많은 이득을 챙겼다는 결론이다.

투표방법 간소화와 시스템 변경으로 전화요금 인상요인이 있었지만, N7W재단과의 통신협정을 통해 최소한의 국제전화요금으로 조정했다는 제주도의 주장의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더욱이 제주도와 7대경관 범국민추진위원회가 KT가 단축번호에서 ‘001’을 빼자고 했음에도 인쇄물 교체 등의 문제를 이유로 ‘번호변경 불가’를 고집한 정황을 감안하면 국내전화임을 알고 있었을 개연성이 농후하다.

도내 시민사회단체들이 7대경관 투표 허위 국제전화에 대해 KT와 제주도 등 관계기관을 고발하고, 국민을 공동 소송인단으로 하는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등 법적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7대경관 선정의 공신력에서부터 파급효과 부풀리기, 이면계약, 전화수익 배분, 투표기탁금의 투명성, 추진위 교부금 정산내역 등 숱한 의혹들도 더이상 감춰져선 안된다.

감사원은 하루빨리 7대경관에 대한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해 제기된 문제들을 낱낱이 규명하고, 맹목적인 실적쌓기를 위해 300억원이 넘는 혈세와 공무원을 동원하고 코흘리개 어린 아이들의 저금통까지 털어가며 국민적 망신을 초래한 책임있는 당사자들에 대한 엄중한 조치가 이뤄지게 해야 한다. 정당한 문제 제기를 소모적인 논란으로 매도하고 덮기에만 급급하는 제주지역사회의 수준도 이젠 달라져야 할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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