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장대수 / 남서해수산연구소 자원환경과장

▲ 장대수

요즘처럼 강추위 속에서도 봄철 북상하는 어류들을 기다리는 어민들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점점 나빠지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높은 파도와 싸우며 불철주야 노력하는 우리 어업인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특히, 지난 해 제주도 주변해역에서 어류 위판량이 매우 고무적이고 상징적인 일이 벌어졌는데, 전국 92개 수협 중 500억 이상 위판고를 나타낸 수협 가운데 제주도내에 위치한 비교적 조그만 수협들인 한림수협·서귀포수협·성산포수협의 위판량이 크게 증가해 위판고가 각각 8위, 10위, 11위를 기록했고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는 활력을 불어 넣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힘찬 박수와 긍지를 가져도 좋다.

위판량이 증가한 이유 중 하나가 예년에 비해 참조기 어황이 매우 좋아 파시를 이뤄 한림수협 주변의 식당, 일용근로자 등 서민의 주머니를 달래줬고 모든 사람을 즐겁게 한 바다 내음이 나는 한해였다. 한림수협은 무려 1377억의 위판고로 전국 수협 중 당당히 8위에 입성했다. 도내 6개 지역별 수협의 지난해 위판 실적을 보면 약 5만2000t으로 위판금액이 약 4200억원으로 사상 처음 4000억원을 넘어섰다. 품종별로는 갈치가 약 1만7000t, 참조기 약 1만3000t인데, 갈치 한 어종의 위판금액은 2412억원으로 지난 해 부산시수협의 총위판액 2416억원과 비슷하다.

게다가 지난해 제주 관내 수협의 위판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주력 어종인 갈치가 어황 부진에도 가격 급등세로 위판액이 늘어난데도 있지만 참조기·톳·우뭇가사리·소라 등의 위판액도 증가하면서 어가 소득 증대에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영향이 모두 기후변화에 관계가 있으며 구체적으로 들어가보면 수온분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제주도를 포함한 우리나라 남해안과 동중국해에서의 어업생산력은 날로 증가하는 실정이며, 연대별로 보면 1990년대, 2000년대, 2010년대 모두 멸치·고등어·오징어·갈치의 어획 순이 고착화되고 있고, 남해안과 동중국해에서 어획되는 어획량은 근년 10년 동안 우리나라 전체 어획량의 약 8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제주도가 있다. 제주도는 지형적 요건, 아열대화에 따른 부유성 어류자원 등의 증가가 위판량 증가로 이어졌다고 판단되고 앞으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여름철 제주도 주변해역의 저수온 현상이 가을까지 이어지면서 제주도 주력 수산물인 갈치 (은갈치) 어획이 부진해 얼마나 속을 태웠던가? 요즘 연이은 한파가 연안 수온을 떨어뜨리고 따뜻한 난류를 따라 북상하여 연안으로 들어오는 어류량 감소가 생산력 감소로 이어질 것이 무척 걱정된다.

지난해 저수온현상으로 우리나라 전체 어획량이 감소한 어종을 보면 갈치·오징어·전갱이 등이었다. 2011년 저수온 원인은 강한 음의 북극진동과 시베리아 고기압의 확장, 강한 라니냐 현상 등에 의한 동계 한파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서 이 추위가 빨리 사라지고 남쪽 바다에서 월동을 마친 갈치· 참조기 등 많은 어류 등이 북상해 어민소득이 증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 모두 수산자원의 합리적 관리로 수산업 생산력 증가에 심혈을 기울여야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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