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이어 한중FTA 협상이 시작된다고 한다. 오는 9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협상개시 일정 등을 논의한후 2월부터 본격 협상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한미FTA 최대 피해지역으로 15년간 1조1400여억원의 피해가 전망되는 제주도의 입장에선 그야말로 엎친데 덮친격이다. 특히 중국은 세계 최대 감귤 생산국으로 FTA가 체결돼 값싸고 질좋은 감귤이 국내시장에 들어올 경우 제주농업의 근간인 감귤산업의 피해는 엄청나게 클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한중FTA가 발효되면 10년간 제주감귤 생산액이 1조6000억원 감소하고 피해액은 1조79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바 있다. 제주대 현해남 교수도 “칠레나 미국은 식습관·재배환경·시기 등의 측면에서 차이가 많아 감귤류가 수입돼도 어느정도 완충작용을 할수 있지만, 중국은 가까운 거리에 기후·재배형태 등도 비슷해 차원이 다르다”고 경고한다.

정부가 농산물과 일부 제조업 분야를 민감성 품목으로 분류해 개방 예외 또는 개방시한 유예를 검토하고 있다고 하지만 시기가 문제일뿐 개방은 피할수 없는 흐름이다. 정부만 바라보며 중국발 FTA ‘폭풍’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는다면 제주농업이 뿌리째 흔들릴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제주도가 종전 칠레나 미국과의 FTA와는 차원이 다른 한중FTA 대책을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한중FTA 태스크포스(TF)팀을 비롯해 도농기원·농협·전문기관·농업인단체 등과 머리를 맞대 제주농업의 생존을 위한 실효성있는 전략을 서둘러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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