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오늘은...한라민속관 박현숙씨

▲ 박현숙씨
다른지역에서 느낄 수 없는 제주만의 투박한 매력
세월의 흔적 보존…"이제는 또 다른 가족 같아"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가게입구에 진열돼 있는 골동품들이 눈길을 끈다. 꼭 화려하고 문화재의 가치를 지닌 것이 아니라 시대가 흘러 은근한 매력을 풍기는 골동품들이 각자의 모양을 뽐내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골동품은 오래됐거나 희귀한 옛 물품, 그리고 시대감각을 잃은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묘한 흥분과 아련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며, 때로는 상점 안에 진열돼 있는 물건보다는 가게 밖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물건에서 소박한 미를 느낄 수가 있다. 이는 어느 한 골동품점의 전경이다.

제주시 한라체육관 사거리 모퉁이에서 골동품점 '한라민속관'을 운영하고 있는 박현숙씨(57).

이 곳에 골동품점이 생긴지도 벌써 35년이 넘었다고 한다. 박씨는 그런 골동품점을 5년 가까이 도맡아서 운영하고 있다.

"사장님은 따로 계세요. 현재 노형초등학교 인근에서 '노형민속당'이라는 다른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고 계시죠. 우연히 한 골동품을 보게 됐는데 정말 제주답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골동품의 매력에 빠지게 됐고, 사장님과 인연이 닿아 가게를 맡아서 운영하고 있죠"

골동품점에는 다양한 모양의 농을 비롯해 석상, 도자기 등이 진열돼 있었다. 박씨에게 골동품의 매력을 물었다.

"골동품은 때마다 가지각색의 매력을 갖고 있어요. 특히 제주 골동품의 경우는 더욱 그렇죠. 제주 골동품은 소박하면서도 투박해요. 또 정겨운 느낌이 가득하죠"

제주 골동품의 매력에 빠진 이는 박씨 뿐만이 아니다.

"제주에 관광 왔다가 골동품 매력에 빠져 가게를 찾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분들은 항상 같은 말씀을 하세요. 다른 지역 골동품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제주만의 느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구요"

그렇다면 골동품의 수집과 판매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골동품 수집은 주로 도민분들에게 하고 있어요. 촌에 계시는 분들이 팔러 오는 경우가 많죠. 골동품점을 찾는 손님들은 어느정도 골동품에 대해 일가견이 있다 보니까 가격 흥정은 거의 없는 편이에요. 육지 분들이 주로 골동품을 구입하고 있기 때문에 석상을 제외하고는 모두 택배로 운반되고 있죠"

박씨의 손은 하루종일 바쁘다. 하루에도 수십 번도 더 골동품을 닦고 있기 때문이다.

"골동품은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래 보려면 무엇보다 관리가 중요해요.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히 닦아줘야 하죠"

박씨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골동품과 함께 하고 있다.

"이제는 골동품이 저에게 있어선 또 다른 가족 같아요. 김치는 몇백년전부터 계속 먹고 있지만 싫증이 나지 않잖아요. 골동품도 마찬가지에요. 앞으로도 골동품과 함께 지내야죠"

박씨는 이어 "제주의 골동품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골동품점이 됐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제주만의 매력이 깃든 골동품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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