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원과 문화예술계 관계자 등을 중심으로 추진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예술고등학교 설립에 대한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7일 정책토론회에서 발표된 학부모 설문조사 결과는 매우 시사적이다. 조사대상 학부모 307명 가운데 80.4%가 예술고 설립에 찬성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선택의 폭 확대와 예술교육 환경 개선, 사교육비 감소와 사회적 비용 절감 등이다.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예술학교가 없다보니 고액의 사교육에 의존하거나 다른 지역 예능학교로 전학을 가야하고, 형편이 안되는 학생들은 예술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예술고 설립은 이제 당위성 논의 수준을 벗어나 구체적인 방안을 세우고 실행하는 단계로 넘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제주도교육청이 예산타령만 할게 아니라 제주도와 문화예술·교육계 등을 중심으로 추진체를 만들어 예술교육 수요를 파악하고 교사·시설·예산 확보 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해 실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교육수요와 예산 등의 문제를 감안할때 내년에 실시될 체육고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통해 예·체능고 설립 타당성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것이다. 학교를 새로 짓지않고 기존 특성화고를 예·체능고로 전환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특히 교육내용을 어떻게 채워서 제주실정에 맞는 예술고 혹은 예·체능고를 육성하며 문화콘텐츠산업 활성화, 지역 문화인프라 확대 등과 어떻게 연계시켜서 지역을 살찌우는데 도움을 줄것인지도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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