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20억원과 지방비 294억원 등 무려 314억원을 들여 지은 제주아트센터가 지난해 6월 문을 연지 1년6개월만에 물이 새고 곰팡이가 피고 있다는 건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일이다. 환기를 잘 시키지 않는 등의 단순한 문제라는 제주도문화진흥원측의 얘기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상황이 심각하다.

물이 새는 아트센터 지하1층 남서쪽 출입구앞 제1·제2주차장 사이 천정에는 물자욱이 선명하고 우레탄방수액으로 여기저기를 메운 보수공사 흔적이 남아있다. 시공사가 계속 보수공사를 하고 있지만 입구 판석에서 계단으로 이어지는 부분에서 누수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할 뿐 정확한 지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지하2층 제주도립합창단 연습실 갈천으로 도배한 천정은 심하게 퇴색됐다. 아트센터 관리를 맡고 있는 도문화진흥원측은 지하 2층임에도 방음 때문에 환기를 잘 시키지 않아서, 제주시는 갈천을 붙였던 풀이 마르면서 흔적이 남은 것이라고 하지만 장마철이면 곰팡이가 많이 핀다고 한다.

지난해 여름 제주시가 540만원을 들여 제습기 2대를 설치한 것도 상황이 간단치 않음을 보여준다. 제주도립교향악단과 합창단을 관리하는 제주시가 하귀에 있는 옛 농업기술센터 건물을 리모델링해 쓰기로 하고 예산확보 등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문제의 심각성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정도라면 땜질 보수공사나 환기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아트센터에 대한 즉각적인 감사를 통해 설계와 시공과정 등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책임을 규명할 것을 제주도감사위원회에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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